야만바
yamanba
킨타로의 어머니
아시가라산 깊숙한 사람 발길 닿지 않는 사사오네의 웅덩이에 초가를 엮어 사는 산우바의 한 계통을 ‘야에기리 모형’이라 부른다. 겹겹이 포개진 오동잎의 이슬을 산욕물로 삼고 산의 기운을 먹는 이 계통은, 예로부터 붉은 구름 기운이 모이는 밤 꿈속에 나타난 ‘아카이 류’와 통하여 아이를 잉태한다고 전한다. 그들은 드물게 인간 세상과 인연을 맺어 산의 도리를 어지럽히지 않는 자에게는 길을 열고, 산의 이치를 짓밟는 자에게는 서슴없이 이빨을 드러낸다. 아시가라의 야에기리 모형은 아이를 기르는 일을 사명으로 삼고, 특히 강성한 기를 지닌 아이를 눈여겨 본다. 장작을 쪼개는 법, 짐승의 기척을 읽는 술, 시내를 건너는 법, 별의 순환, 초근목피의 효능까지 말을 아껴 가르친다. 아이가 돌부리에 넘어지면 웃으며 지켜보고, 피가 나면 말없이 이끼 즙을 바른다. 응석이 아닌 산의 엄정을 있는 그대로 건네는 방식이다. ‘콘자쿠 모노가타리슈’에 보이는 붉은 구름 기운은 그녀의 집을 감싸는 수호이자 바깥 신들의 눈을 어지럽히는 결계라 한다. 요리미쓰가 가즈사에서 올라오던 길에 그 구름 기운을 알아채고 와타나베노 쓰나를 보냈다는 이야기도, 이 모형의 힘을 아는 옛사람의 직관 때문이었다. 초가에 사는 노녀와 이십도 안 된 동자 모습의 젊은이. 노녀는 스스로를 귀녀라 칭했고 꿈의 아카이 류와의 인연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며, 다만 ‘산의 법에 따라 낳은 아이’라만 말했다 한다. 그녀가 기른 동자는 훗날 사카타노 킨토키라 이름 붙여져 세상에 이름을 떨치지만, 야에기리 모형은 아이가 세상에 나가면 집착을 놓고 산안개처럼 자취를 엷게 한다. 영예도 부도 상관하지 않고 오직 산의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기만을 바란다. 에도 시대에 긴페이 조루리가 유행하자 이 모형은 ‘귀녀’로 그려지기도 했으나, 아시가라 마을의 오래된 설화에서는 ‘오니’가 두려워할 ‘힘’을 가리키는 말로, 악으로만 묶을 수 없다. 천둥의 아이를 잉태했다는 이야기나, 킨토키산 정상에서 붉은 용이 야에기리에게 맡긴 아이의 설은 이 계통의 ‘하늘을 받아 땅에서 기른다’는 양의적 존재 방식을 드러낸다. 야에기리 모형은 산의 복을 나눌 때는 노모의 얼굴을, 산을 해치는 도적에게는 봉우리의 오니 상을 한다. 한밤중 붉은 구름 기운이 능선을 띠처럼 드리울 때, 그녀는 아이의 앞날을 걱정하며 별을 풀어 읽고, 필요하면 산의 짐승과 나무들에게 명하여 길을 연다. 그녀가 남기는 것은 보물이 아니라 나무 마디에 새긴 표와, 아이의 손바닥에 익히게 한 손도끼의 무게다. 야에기리 모형은 지금도 안개 짙은 아침이면 아시가라 고개의 깊은 곳에서 사사나키에 섞여, 자라나야 할 자의 숨을 듣고 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