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가미는 서일본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개의 원혼이 빙의하는 존재로, 여우신·카나구스 등과 나란히 강력한 영적 힘을 지닌 것으로 여겨졌다. 특히 시코쿠, 그중에서도 도쿠시마·고치·에히메가 본고장으로 알려지며, 시마네·야마구치에서 규슈, 사쓰난 제도와 오키나와까지 흔적이 남아 있다. 한 집안 대대로 따라붙는 ‘이누가미 혈통’이라는 관념이 강해 혼인 기피와 사회적 차별과도 연결되었다. 모습과 성질은 지역에 따라 쥐·족제비·박쥐 형상 등으로 다르게 전한다.
민화・전승
이누가미는 안방 벽장이나 마루 밑, 물독 속에 기른다고 전하며, 주인의 뜻을 읽고 타가(他家)에 붙어 병과 불운, 가운의 혼란을 일으킨다고 한다. 빙의 증상은 짖는 소리, 격렬한 식욕, 몸의 통증 등이 흔하며, 약으로는 낫지 않고 기도로 떨어낸다고 믿었다. 도쿠시마의 현미신사(賢見神社)가 특히 유명하다. 기원에 관해서는 고술(주술)의 유포, 굶어 죽은 개 넋을 모시는 주법, 미나모토노 요리마사의 누에 전설이나 사찰 연기와의 관련 등 여러 설이 병존한다.
이누가미는 가문에 연속되는 빙의물로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며, 부와 영화도 가져오지만 동시에 화를 내리는 신으로 꺼려지기도 했다. 모시는 방식은 지역마다 달라 다락방이나 마루 밑, 물항아리에 안치한다고 전한다. 모습은 일정치 않아 얼룩무늬의 쥐 같거나 흑백 오소리 비슷, 주둥이가 긴 쥐, 박쥐와 비슷하다는 기록이 있다. 이누가미를 모시는 집안에서는 가족 수에 맞춰 늘어난다고 하며, 남의 집으로 달려가 탐하는 것을 얻어온다는 전승도 있다. 빙의된 사람은 짖거나 어깨를 떨고 폭식하는 등 이상을 보이며, 소와 말, 도구에까지 붙는 예가 전해진다. 푸는 방법은 기도와 가주로 행했으며, 특히 도쿠시마의 기도소가 유명하다. 기원으로는 고술과 금령 전승, 개의 머리를 주물로 만드는 법 등이 전하나, 세부는 지역마다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