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일본에서 조정에 복속하지 않은 토착 세력을 낮잡아 부르던 말. 산과 들에 숨어 바위 굴·토굴을 거점으로 저항한 집단을 가리키며, ‘일본서기’와 각국 풍토기에 이름이 보인다. 이후 중세에 이르러 노와 그림두루마리에서 거대한 거미 요괴로 형상이 굳어졌고, 겐지의 요리미츠(미나모토노 요리미츠)가 토벌하는 이야기로 널리 알려졌다. 생물학적 의미의 거미와는 본래 무관하다.
민화・전승
‘일본서기’의 진무·게이코·진구 각 권과 ‘풍토기’ 일문에 각지 수장의 이름과 함께 등장한다. 야마토에서는 꼬리가 달린 이형으로 묘사된 예가 있고, 규슈에서는 여성 수장의 이름도 보인다. 중세에는 ‘헤이케모노가타리’ 검권, 노 ‘츠치구모’, 회권 ‘츠치구모 조시’에서 요괴화가 진전되었으며, 가쓰라기산과 기타노의 무덤 등 전승지가 알려져 있으나, 고대 기사와의 직접적 연관성은 옅은 것으로 해석된다.
중세 이후 이야기에서 확립된 요괴상이다. 병상에 누운 미나모토노 요리미츠의 베갯머리에 승려 모습의 괴물이 나타났고, 흰 피를 흘리며 달아난 자취를 쫓자 봉분이나 동굴에 거대한 거미가 숨어 있었다는 줄거리가 널리 퍼졌다. 노에서는 스스로를 ‘가쓰라기산에 오래된 정령’이라 하고, 그림두루마리에서는 다양한 변신과 환술로 사람을 미혹한다. 배에서 무수한 머리나 작은 거미가 쏟아지는 이상한 모습은 잡귀의 총체를 상징화한 표현으로 이해된다. 근세의 조루리·가부키는 이 계보를 이어 요리미츠 사천왕의 무용담과 결부해 전개했다. 고대의 재지 세력을 가리키는 ‘츠치구모’와 이야기 속의 요괴 츠치구모는 계통을 달리하되 명칭만이 계승된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