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쓰유는 괴담 《모란등롱(모란등기)》의 히로인으로 전해 내려오는 여유령이다. 하타모토 이이지마 헤이자에몬의 딸로, 의사 야마모토 시죠[1]의 소개로 알게 된 낭인 하기와라 신자부로[1]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하지만 다시 만나지 못한 채 상사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해진다. 죽어서도 그 마음을 끊어내지 못하고, 매일 밤 모란이 그려진 등롱을 든 시녀 오요네[1]와 함께 나막신을 ‘달그락달그락(카란코론)’ 울리며 신자부로를 찾아간다고 한다. 그 정체가 사령(死靈)임이 밝혀진 후, 신자부로는 해음여래(海音如來)[1]의 부적과 순금 불상으로 집에 결계를 친다. 그러나 옆집에 사는 도모조·오미네 부부가 유령 측에 매수되어 부적을 떼어버리고, 신자부로는 결국 저주를 받아 해골에 목을 안긴 채 백골로 변한 모습으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산 자가 아닌 죽은 자의 편에 강하게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구성 덕분에, 오쓰유는 ‘저주하는 유령’이라기보다 ‘사랑에 순사하고 여전히 사랑을 계속하는 유령’으로 기억되며, 《요쓰야 괴담》의 오이와, 《사라야시키》의 오키쿠와 함께 근세 괴담을 대표하는 여유령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민화・전승
오쓰유의 이야기는 단일한 전설이 아니라 세 겹의 문헌을 거쳐 성립되었다는 점에 요괴학적인 재미가 있다. 원전은 중국 명나라의 문인 구우(瞿佑)[2]가 지은 지괴소설집 《전등신화》이며, 그 자서는 홍무 11년(1378년)에 쓰였다. 이 책의 한 편인 〈모란등기〉에서는 명주(영파)의 홀아비 교생(喬生)[2]이 상원절 밤에 모란 쌍두등을 든 시녀를 동반한 미녀 부려경(符麗卿)[2]과 인연을 맺지만, 그녀는 이미 죽은 자였고, 결국 남자는 그녀의 관 속에서 시신과 함께 발견된다는 줄거리였다. 이 한 편이 에도 문단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 겹은 가나조시 작가 아사이 료이의 《오토기보코(伽婢子)》[3]로, 간분 6년(1666년)에 간행되었다. 그 제3권에 수록된 〈모란등롱(기도하여 유령과 맺어지다)〉은 〈모란등기〉를 번안하여 무대와 인명을 일본으로 바꾸고 괴이를 본토화했다. 이로써 모란 등롱과 죽은 미녀라는 주제가 일본에 뿌리내리게 된다.
세 번째 겹은 막말에서 메이지에 걸쳐 활동한 라쿠고가 산유테이 엔초[1]의 인정(人情) 라쿠고 《괴담 모란등롱》이다. 엔초는 25세 무렵(분큐 연간, 1861~1864년경), 《오토기보코》에 더해 후카가와의 쌀 도매상에 전해지는 괴담과 우시고메의 하타모토 집안에서 들은 실화 등을 엮어, 오쓰유·신자부로의 비련에 도모조·오미네 부부가 백 냥에 매수되어 부적을 떼어내는 인간 드라마[1]와 고스케의 복수를 얽힌 장편으로 재구성했다. 메이지 17년(1884년), 속기 강습을 갓 마친 와카바야시 간조·사카이 쇼조에 의한 속기본 《괴담 모란등롱》[1]이 간행되었고, 이는 일본 최초의 속기본으로서 언문일치 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는다. 오늘날 ‘오쓰유’로서 널리 알려진 모습(모란등롱과 달그락거리는 나막신 소리)은 바로 이 엔초의 판본에서 유래한다. 즉, 중국의 〈모란등기〉에서 료이의 번안을 거쳐 엔초의 라쿠고로 이어지는 전래의 세 겹을 구별해야 비로소 오쓰유라는 유령의 윤곽이 정확하게 보이게 된다.
모란등롱의 오쓰유는 공포 그 자체보다는 ‘죽어서도 계속되는 사랑’을 체현하는 유령이다. 하타모토의 딸로 자라, 의사 야마모토 시죠를 따라 찾아온 낭인 하기와라 신자부로에게 첫눈에 마음을 빼앗겼으나, 집안 사정으로 재회하지 못하고 상대를 그리워하다 상사병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해진다[1]. 하지만 그녀의 집착은 죽음으로도 사라지지 않았고, 첫 우란분재 밤부터 시녀 오요네와 함께 모란 그림이 그려진 등롱을 들고 나막신을 ‘달그락달그락’ 울리며 밤마다 신자부로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살아 있다고 믿고 밀회를 거듭하는 신자부로였으나, 이웃의 도모조에게 두 사람의 정체(이미 매장된 사령이라는 것)를 들키고 만다. 공포에 질린 신자부로는 해음여래의 부적을 문이란 문에 다 붙이고, 순금 해음여래상을 몸에 지녀 결계를 친다[1]. 부적에 가로막힌 오쓰유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매일 밤 문 앞에서 원망스럽고도 슬프게 신자부로의 이름을 계속 부른다.
이야기의 비극은 여기서 인간의 탐욕이 개입함으로써 결정지어진다. 유령 측은 오쓰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도모조·오미네 부부를 백 냥으로 매수한다. 도모조는 해음여래상을 점토로 만든 가짜 불상으로 바꿔치기하고, 부적을 떼어냈다[1]. 결계를 잃은 신자부로는 결국 오쓰유를 맞이하게 되고, 다음 날 아침 해골에 목덜미를 안긴 채 공포에 일그러진 얼굴의 백골이 되어 발견된다.
오쓰유의 본질은 저주나 원한이 아니라, 보답 받지 못한 채 죽어서도 여전히 상대를 계속 갈구하는 일편단심에 있으며, 그 순도의 높음이야말로 그녀를 근세 괴담 굴지의 유령으로 밀어올리고 있다. 원전인 중국의 〈모란등기〉, 료이의 《오토기보코》 번안, 엔초의 라쿠고라는 세 겹을 거치며 오쓰유의 모습은 점차 일본 관객의 눈물을 자아내는 비련의 유령으로 결정(結晶)되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