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 후기, 토리야마 세키엔의 『백기수연대(百器徒然袋)』(1784)에 그려진 거울 요괴. 둥근 거울 표면에 괴이한 얼굴이 떠오르고, 오래된 나무 받침에 얹힌 모습으로 나타난다. 세키엔은 ‘초마경’ 설화를 끌어와, 괴이한 것들의 형상을 비추는 거울에 요마의 그림자가 옮겨 붙어 스스로 움직이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적었다. 세월을 먹어 영성을 띤 ‘츠쿠모가미’로 이해되며, 정체를 꿰뚫어 보는 거울이라는 관념과 융합되어 전해진다.
민화・전승
『백기수연대』 해설에는 “초마경이라 하는 것은 온갖 괴이한 것의 형상을 비춘다”라고 되어 있고, 세키엔은 상상으로 거울에 깃든 요괴를 서술했다. 이후 백 년을 지난 거울이 변한다는 츠쿠모가미담의 한 예로 소개되며, 거울면에 괴이의 상이 나타난다는 전승 유형에 속한다. 특정 지역명이나 인물과 결부된 토착 설화는 드물고, 판본 삽화를 근거로 널리 퍼진 것으로 본다.
본 버전은 도리야마 세키엔의 그림과 문언을 바탕으로, 조마경 개념과의 결합을 중시한다. 거울면에는 괴의 모습이 떠오르지만 반드시 외부의 요괴를 비추는 것이 아니라, 거울 그 자체에 깃든 영이 형상을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쓰쿠모가미 설화의 계보상 오랜 세월 쓰인 기물이 영성을 띤다는 통념과 부합하며, 주인의 다룸에 따라 비위를 달리한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근세의 판본 삽도에 의거하므로 구체적 출몰담이나 피해담은 드물고, 밤에 어스레한 좌식 방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면 이상이 비친다는 류의 일반적 괴담 틀로 전승된다. 후대의 너구리 모습이나 볼거리용 능력 부여는 영화와 아동서에서 기원한 것으로, 고전적 상과는 구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