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미구치는 말안장의 발걸이인 ‘아부미(鐙)’에 눈과 입이 돋아난 모습으로 그려지는 쓰구모가미다. 도리야마 세키엔의 『백기수연대』에 도상과 짤막한 글이 전하며, 버려진 무구·마구가 세월을 거치며 영성을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글에는 노 『아사나가』의 한 구절이 인용되어 전장을 떠올리게 하지만, 구체적인 괴이담 자체는 제시되지 않는다. 거칠게 다뤄진 도구의 한과 집착이 형상을 얻었다는 주제가 핵심이다.
민화・전승
근세의 그림권·그림책에 보이는 기물변화담 계보에 속하며, 『백기수연대』에서는 ‘안장 녀석’과 짝으로 배치된다. 전쟁 뒤 들판에 버려진 아부미가 영성을 띤다는 해석이 일반적이지만, 특정 지역이나 인물을 지목하는 고유한 구전은 전하지 않는다. 근대 이후 일부 서적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존재로 설명되기도 하나, 세키엔 본문에는 그런 전승이 보이지 않는다.
도리야마 세키엔의 『백기투연대』 도상을 해석한 아보기구치상. 낡은 등자에 눈과 입이 돋아나 땅에 구르거나 끈을 질질 끄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능악 『도모나가』의 사설 인용으로 전장과 낙무사의 정경이 배경에 놓였다고 읽히나, 구체적 행위나 피해는 전하지 않는다. 쓰쿠모가미 담론의 일반칙에 따라 오래 쓰인 도구가 버려짐으로써 생긴 원한과 미련이 형상을 얻은 것으로 해석된다. 에도 시기 수필류가 설하는 ‘기물을 아껴라’는 교훈적 장식과도 친화적이며, 『츠레즈레구사』 제186단의 마구 주의 맥락이 도판의 병치(안장 요괴와의 병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즈키 시게루의 해설에 보이는 ‘주인을 끝없이 기다린다’는 상은 근대적 재서사로, 고자료에 확증이 없어 본 버전에서는 채택하지 않는다. 실견 전승의 소재는 불명으로, 지역 특정은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