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로쿠는 토리야마 세키엔의 ‘백기수연대(百器徒然袋)’에 그려진 요괴로, 오른손에 고헤이(御幣)를 치켜들고 상반신이 벗겨진 거친 모습으로 묘사된다. 해설에는 “꽃의 도읍에 사를 정하지 못해…”라는 문구가 붙어 제사의 혼란과 소요를 암시하지만 구체적 의미는 불명확하다. 무로마치기의 ‘백귀야행 그림두루마리’에 보이는 고헤이를 든 붉은 도깨비상에 기원을 둔 것으로 여겨지며, 후대에는 고헤이에 깃든 정령, 혹은 혼란스러운 축제를 의인화한 존재로 해석되기도 한다.
민화・전승
고유한 구전담은 거의 전하지 않으며, 근세의 그림두루마리와 요괴화에 기반한 시각적 전승이 중심이다. 고헤이를 치켜든 붉은 기색의 이형으로 그려지며, 축제나 신사의 질서가 무너질 때 벌어지는 소란을 상징하는 존재로 읽히곤 한다. 츠키오카 요시토시도 이를 본떠 도상화한 예가 알려져 있고, 근대 이후 해설에서는 쓰쿠모가미적 성격을 부여하려는 견해가 보이지만, 고기록에는 구체적 행적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도리야마 세키엔의 작례와 무로마치 회권에 보이는 오헤이를 든 이형을 기준으로 해석한다. 헤이소쿠는 신사의 정결을 뜻하지만, 헤이로쿠는 그것을 휘둘러 소요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특정한 토지나 인물과의 결속은 불명이며, 제례와 사원의 질서가 흔들리는 자리에서 나타나는 우의적 존재로 여겨진다. 후대에는 오헤이에 깃든 츠쿠모가미적 견해도 퍼졌으나, 실견담은 희소하여 주로 도상사의 계보 속에서 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