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야마 세키엔의 『백기관유랑대』에 그려진 요괴. 술잔인 ‘조코(猪口)’를 머리에 인 채 허미소(虚無僧) 풍의 작은 도깨비가 상자에서 나타나는 장면으로 알려져 있다. 해설에서는 당 현종 앞에 나타난 먹의 정령 일화를 끌어와 동류의 괴이로 시사한다. 이름의 ‘보로(暮露)’는 선종계 탁발승의 호칭과 허미소 풍모, 술잔 ‘조코’를 겹쳐 놓은 말장난에 가까운 조형으로 이해되며, 반승반속의 이미지를 강하게 불러일으킨다.
민화・전승
고유한 현지 전승은 빈약하며 주로 회화 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세키엔은 당대 현종 관련의 꿈속 괴이와 먹의 정령 고사를 참조해 기물이 영을 얻는 ‘쓰쿠모가미’ 관념을 포개었다고 읽힌다. 허미소·보로의 자태와 혼동이 지적되지만, 명칭은 연상과 재치에 기반한 것으로 특정 지역의 구전이나 괴이담은 확인되지 않는다.
석연본의 도상과 사문을 단서로, 기물의 쓰쓰가미적 성격을 전면에 둔 해석이다. 술잔(주구)을 쓴 허무승풍의 작은 도깨비가 상자에서 나타나는 점은 오래 사용된 주기와 도구에 영성이 깃들어 일정한 때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쓰쓰가미 관에 부합한다. 사문이 인용한 현종과 먹의 정기 고사는 서화, 문방구, 주기 등 기물 군에 영이 선다는 관념을 보강하며, ‘초코보로’는 그 일종으로 회화적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허무승이나 ‘보로’의 종교적 실체를 직접 지시하기보다 반승반속의 외형적 징표를 빌린 희화적 표현이며, 이름은 말장난과 연상에 따른 것이다. 전승지가 특정되지 않고, 에도의 판본 문화에서 도상적 괴로서의 성격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