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마하게(Namahage)는 아키타현 오가 반도의 마을들에 섣달그믐 밤 찾아오는 '내방신(來訪神)'이다. 도깨비(오니) 가면을 쓰고, 케데(도롱이)와 짚으로 엮은 각반을 두른 채, 데바보초(식칼)와 고헤이(어폐)를 손에 들고 "우는 아이는 없느냐, 부모 말씀 안 듣는 아이는 없느냐"라고 외치며 집집마다 돌아다닌다. 그 거칠고 사나운 모습 탓에 흔히 도깨비로 오해받지만, 본래는 신잔(真山)과 혼잔(本山) 신들의 사자(使者)이다. 한 해가 바뀌는 시기에 게으름과 불효를 꾸짖고 액운을 쫓으며, 풍년과 풍어, 무병장수를 가져다주는 신성한 존재이다[1]. 집주인은 술과 안주로 이들을 정중히 대접하며, 새해에도 몸가짐을 바르게 할 것을 약속하고 나마하게를 돌려보낸다. 가면과 분장으로 이계(異界)의 존재를 연기하며 각 가정을 방문해 축복과 훈계를 내린다는 점에서, 도호쿠 및 호쿠리쿠 지역에 널리 퍼진 내방신 행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2].
민화・전승
나마하게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을 뿐 정설은 없다. 한무제가 데려온 다섯 마리의 도깨비가 마을을 휩쓸었다는 전설, 야마부시(산악 수험자)나 산신이라는 설, 표류해 온 이국인이라는 설 등이 모두 '전해진다'는 형태로 구전되고 있다[1]. 문헌상의 비교적 이른 기록으로는, 기행가 스가에 마스미(1754-1829)가 분카 8년(1811) 무렵 오가 지역을 여행하며 남긴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당시 이미 섣달그믐의 방문 행사로 치러지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3].
근대 이후 이 행사는 점차 체계화되어 지역 민속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1978년 '오가의 나마하게'라는 이름으로 국가 중요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다. 2018년에는 일본 전국 각지의 동종 행사들과 함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내방신: 가면과 가장의 신들' 중 하나로 등재되었다[2].
오가시의 신잔 신사에서는 매년 겨울, 신토 의식인 '세도마쓰리(柴灯祭)'와 민속 행사인 '나마하게'를 결합한 '나마하게 세도마쓰리'가 열리는데, 경내에 피어오르는 장작불 주위로 나마하게들이 난무한다. 또한 오가 신잔 전승관과 나마하게관에서는 각 마을마다 형태가 다른 다양한 가면과 몸짓을 연중 내내 알리고 있다[4]. 도깨비 가면의 뿔이나 색깔, 대사의 사투리 등은 마을마다 차이가 있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나마하게의 진정한 가치는 '경외를 통한 축복'에 있다. 칼을 울리며 큰 소리로 집에 들이닥치는 행동은 폭력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아이들과 게으른 자들에게 강력한 훈계와 경각심을 새기기 위함이다. 집주인과의 문답을 거친 뒤, 나마하게는 새해에도 성실히 정진할 것을 다짐받고 액운을 물리친 후 떠난다. 이러한 일련의 의례는 한 해가 넘어가는 경계에서 마을 전체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잡는 사회적 기능을 해왔다.
마을마다 가면의 조형, 색깔, 몸짓, 대사가 모두 다르다. 두 마리가 한 조를 이뤄 찾아오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순회하는 순서나 문답의 예법이 엄격히 정해진 지역도 있다. 이들이 입은 도롱이(케데)에서 떨어진 짚풀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부적으로 주워가기도 한다. 이렇듯 신의 방문을 현실적인 축복과 연결 짓는 민속이 곳곳에 남아 있다. 단순히 도깨비로서 두려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맞이하고 배웅하는 예법을 갖춰 '객신(마로우도가미)'으로 예우하는 것이야말로 나마하게 행사의 핵심이다.
훈계 — 게으름과 불효를 꿰뚫어 보고, 큰 소리와 행동으로 이를 고치게 함액막이 —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재앙을 쫓아내고 정화함축복 — 몸가짐을 바르게 할 것을 약속한 집에 풍년, 풍어, 무병장수를 가져다줌내방 — 섣달그믐 밤, 이계(異界)에서 나타나 마을의 각 가정을 방문함
약점
맞이하는 쪽의 예법(술과 안주 대접, 문답 대화)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본래의 축복이 성립하지 않는다. 신의 사자이므로 정중하게 배웅하지 않으면 복을 내릴 수 없다.
서식지
오가 반도의 마을들. 신잔과 혼잔의 깊은 산속을 근거지로 삼으며, 섣달그믐 밤에 마을로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