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나유레이
funayūrei
나모우령·코소데 흑선의 판
이와테현 쿠노헤군 우베촌 코소데(현·쿠지시 코소데)에 전하는 선유령의 변종으로, 토박이들은 이를 ‘나모우령’이라 속삭인다. 밤바다의 거친 파도나 짙은 해무 속, 먼바다에 고물은 높고 이물은 낮은 검은 소형 배가 소리 없이 조류를 거슬러 나타난다. 그 선영은 파도를 가르지 않고 바다 위에 먹을 그은 듯 번지며, 노도 돛도 보이지 않는데 나아간다. 흑선의 현연에는 젖은 깃빛 옷을 걸친 그림자가 하나 혹은 몇 체 서고, 목소리만이 바람을 가르며 닿는다. 그 소리는 낮고 길게 늘어나 “노를 내어라”“대답하라”라 요구하며, 답하면 곧바로 배를 붙여 상대 배의 길과 키를 빼앗는다고 전한다. 나모우령은 해난 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자들의 말로로, 노나 삿대 같은 ‘돌려보내는 힘’을 탐한다. 대답하는 것은 혼의 입을 여는 것이고, 노를 빌려주는 것은 배의 명맥을 건네는 것이라 노인들은 타일렀다. 그래서 코소데에서는 한밤에 바다에서 불러도 결코 응답하지 않고, 현연에 서서 쏘아보거나 모자의 챙을 깊이 내려 침묵하는 것이 작법이었다. 나모우령은 눈에 약해 강한 안광에 맞받히면 흑선째로 조무래기에 녹듯 물러난다. 또한 노를 요구해도 바닥 빠진 바가지, 부러진 노, 구멍 난 대나무 등 ‘소용없는 것’을 내주면, 받는 순간 바닷물이 샐 뿐 집착이 풀린다고도 한다. 이는 각지의 선유령담에 통하는 ‘빈것을 건네기’의 술이며, 도호쿠 연안에서는 특히 ‘맞대답을 끊기’ ‘실물을 건네지 않기’를 중시했다. 나모우령의 흑선은 별이 낮은 밤이나 오본 열엿샛날, 혹은 먼바다의 울음모래가 울 때 잘 나타난다. 뱃전의 흰 손자국이 늘고 현연이 무겁게 가라앉는 것은 그들이 달라붙으려는 징조다. 이에 맞서 쌀 한 줌이나 재를 손에 흩어 바다로 세 번 털면 손자국이 조류에 녹는다고도 한다. 코소데 갯바위에서는 표류한 노를 주워 싣기를 꺼렸고, 출어 전에는 노자루에 실 한 올을 매어 ‘귀로’를 표시하는 풍습이 있었다. 나모우령은 이익에 밝아 말의 빈틈이나 대차의 인연을 타고 스며들므로, 선상에서의 가벼운 농담이나 서로 부르는 일은 금기다. 흑선은 아침 안개의 갈라짐 속에 홀연 사라지고, 남는 것은 찬 염내와 뱃전에 점처럼 드는 검은 물반뿐이다. 이를 본 자는 그 해에는 먼바다 그물질을 삼가고, 해변의 신께 향화와 경단을 바치는 것이 옛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