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귀는 머리 위에 촛대를 이고 불을 밝히도록 강요당한 ‘인간 촛대’를 가리키는 설화 속 존재다. 『헤이케모노가타리』, 『겐페이성쇠기』, 『왜한삼재도회』 등에 보이며, 견당사로 건너간 일본인이 이국에서 목소리를 빼앗기고 문신을 새긴 채 촛대 잡이로 전락하는 이야기로 전해진다. 도리야마 세키엔의 『금석백귀습유』에서는 당나라 풍의 복장으로 그려지며, 정체가 인간임이 강조된다. 효자담의 맥락으로 알려져 있다.
민화・전승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다. 경대신이 당나라에서 행방불명되자, 아들 필재상이 바다를 건너 찾아 나서고 마침내 등대귀와 마주한다. 등대귀는 눈물을 흘리며 손가락을 깨물어 피로 시를 쓰고, 자신이 일본인임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부자 상봉의 사실이 알려지지만, 귀환이나 구제의 결말은 사료마다 다르다. 기록에 차이가 있으며, 세키엔은 도상으로 ‘사람의 몸이 맞이한 비참한 끝’을 시사한다. 이야기는 효행과 이국 수난의 유형에 속한다.
도리야마 세키엔의 『금석백귀습유』 등 도상 해석에 따른 버전. 당풍의 옷을 걸치고 머리 위 받침대에 촛불을 올린 인영으로 그려진다. 약으로 목소리를 잃고 몸에는 문신이 새겨졌다고 전하며, 말 대신 눈물이나 손끝의 피로 시를 쓴다. 정체는 요괴 그 자체가 아니라 이국에서 부려진 사람이 변한 말로 이해되는 점이 특징으로, 요괴 도감에 실리면서도 인륜과 수난을 주제로 한 설화성이 강하다. 묘사는 자료마다 차이가 있으나 등불을 들고 밤그늘에 서 있는 모습은 일관된다. 구원이나 최후는 본마다 일정치 않으며 상세는 명시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