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노와라지는 에도 시대 화가 토리야마 세키엔의 『백기도연대(百器徒然袋)』에 그려진 기물 요괴로, 비옷인 미노를 몸통 삼고 짚신을 다리처럼 붙여 괭이를 메고 눈 쌓인 대숲에 나타나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낡은 농기구와 우비가 세월을 거치며 정령을 얻는다는 츠쿠모가미 관념에 기반하며, 앞선 『백귀야행권(百鬼夜行絵巻)』·『츠쿠모가미 에마키(付喪神絵巻)』의 미노·짚신 요괴 표현을 이어받은 도상적 합성으로 여겨진다. 문헌 속 행적은 많지 않고 상징적 형상으로 전해진다.
민화・전승
세키엔 화집에 전거가 분명한 도상 요괴로, 구체적인 구전담이나 지역 설화는 전해지지 않는다. 츠쿠모가미 사상에 비추면 오래 쓰인 미노와 짚신이 소임을 마친 뒤 영성을 얻어 밤을 떠돈다는 관념에 부합한다. 후대 해설에서는 농사의 원한이나 액을 상징하는 상으로 읽히기도 하나, 지역 고유의 일화는 미상이다.
도리야마 세키엔의 도상을 기점으로 재구성한 도롱이와 짚신의 형상. 도롱이는 내방신의 장삼과 통하는 차호의 상징이며, 짚신은 노변의 경계구로서의 성격을 띤다. 이것들이 오랜 사용과 악천후에 시달리며 영위를 머금어 인간 세상에 섞여 나온 모습으로 해석된다. 괭이를 메는 동작은 농사와 토지신에 대한 노동 봉사를 떠올리게 하며, 설중 대나무숲이라는 무대는 청렬함과 그윽함을 암시한다. 행적의 구체는 기록되지 않지만, 깊은 밤 삐걱이는 짚신 소리나 폭설 속을 걷는 도롱이의 그림자로 두려워한 정도로 추정될 뿐, 해악은 강조되지 않는다. 근세의 쓰쿠모가미 군상에 잇닿은 상징적 존재로, 기물의 수명과 노고에 대한 경외를 비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