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을 가로지르는 ‘반쪽 몸’
방과 후 운동장에 사람 그림자 하나가 있다. 상반신만 남았는지, 하반신만 남았는지, 멀리서는 아직 알 수 없다.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것은 터무니없는 속도로 땅을 가로지른다. 1994년 TV 드라마 「요괴 테케테케」를 쓴 고나카 지아키의 기억에 따르면, 당시 학교 괴담 책에 나온 것은 상반신만 있는 경우도 하반신만 있는 경우도 있었으며, 대개 노파였다[1]. 생전의 이름도, 사고 시각도, 어느 역이었는지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저 몸이 반쪽뿐인 것이 운동장을 단숨에 가로지른다. 그 짧은 광경만으로도 괴담은 충분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기서 무서운 것은 죽은 이의 이력을 아는 일이 아니다. 멀리서 발견한 비정상적인 윤곽이 다음 순간 자신과의 거리를 지워 버린다는 데 있다. 전신이 없으니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는 상식과 누구보다 빠르다는 이야기가 정면으로 부딪힌다. 몸의 결손은 약함이 아니라 인간의 달리기로는 설명할 수 없는 속도의 증거가 된다.
이름보다 먼저 들리는 소리
‘테케테케’는 팔이나 팔꿈치가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 다리만 남은 채 달리는 소리, 몸의 절단면이 땅에 닿는 소리로 설명된다. 어느 부위에서 나는 소리인지는 유형마다 다르지만, 두 박자의 반복은 공통된다. 이야기꾼이 ‘테케, 테케, 테케’의 간격을 좁히면 듣는 이는 모습을 보지 못해도 다가옴을 느낀다. 이름을 입에 올리는 행위 자체가 괴물의 움직임을 연기하는 셈이다.
그 주변에는 파타파타, 코토코토, 카타카타처럼 다른 반복음으로 불리는 반신의 괴이가 있다[2]. 이것들은 정연한 방언 목록이 아니라, 학교 바닥과 운동장의 흙, 도로, 자동차 지붕 같은 장소마다 생긴 가까운 소리들의 무리다. ‘테케테케’라는 이름이 출판물에 널리 보이기 시작하면서 각지의 반신담도 그 이름으로 설명되기 쉬워졌고, 동시에 테케테케의 모습 자체도 더 다양해졌다고 볼 수 있다.
모습을 바꾸는 반신
오늘날 흔히 그려지는 모습은 긴 머리 여성의 상반신이 팔로 기어가는 형상이다. 하지만 고나카의 회고에는 하반신만 있는 괴이도 나오며, 아사자토 이쓰키가 정리한 자료에는 남성이나 노인도 등장한다. 사토 기쿠이치로가 기록한 고등학교 유형은 남성의 상반신이다[3]. ‘여성’, ‘상반신’, ‘철도 사고’는 서로 다른 흐름에서 가까워져 나중에 하나의 강한 초상을 만들었다.
모습이 정해지지 않은 것 자체가 이 괴담의 구조다. 상반신만 남은 것이 달린다고 들으면 팔로 기는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하반신만 남은 것이 달린다고 하면 얼굴이 없어 의도를 읽을 수 없다는 두려움이 생긴다. 노파형은 낡은 학교 건물에 나올 법한 괴이를 떠올리게 하고, 젊은 여성형은 사고로 죽은 이의 사연과 맞물리며, 남성형은 교사나 운동부를 거쳐 전해진 다른 이야기의 계보를 보여 준다. ‘몸이 반쪽’이라는 한 조건을 남긴 채, 이야기꾼은 듣는 이의 가까운 장소에 어울리는 윤곽을 부여할 수 있다.
철도 사고가 덧붙인 사연
반신의 괴이에 철도 사고를 연결하면 그 모습의 이유를 한꺼번에 설명할 수 있다. 열차에는 몸을 절단하는 힘이 있고, 선로는 구체적인 사고 현장이 되며, 경보음은 접근의 공포를 키운다. ‘홋카이도의 건널목에서 여학생이 열차에 치였다’, ‘추위 탓에 상처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죽었다’ 같은 사연에는 지명과 계절, 죽음의 순간까지 덧붙었다[2]. 하지만 이를 하나의 실재 사고로 묶어 주는 기록은 없고, 이야기마다 다른 장소가 반신의 고향이 된다.
아사자토 이쓰키는 열차에 치여 하반신을 잃은 여성의 도시전설이 본래 테케테케와 따로 이야기되다가 나중에 반신의 괴이와 결합했다고 본다[2]. 유래가 없던 괴물에게 ‘왜 반쪽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지자 사고담은 그 질문에 답하는 두 번째 피부가 되었다. 이야기로서 설득력이 강할수록 반신은 한 사망자의 기억처럼 보인다. 그것이 전승 속에서 덧붙여진 사연이라는 사실과, 이야기된 사고를 역사적 사실로 여기는 일 사이에는 조용한 경계가 있다.
가시마 씨와 섞이는 경계
가시마 씨도 팔다리가 결손된 여성, 열차, 자살이나 사고와 연결되곤 한다. 그래서 겉모습만 보면 둘은 겹치기 쉽다. 그러나 이야기의 시간 구조는 다르다. 가시마 씨 계열에서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저주의 입구가 되어 사흘 안의 밤에 찾아오고, 이름이나 몸에 관해 묻고, 답을 잘못하면 해를 가하는 유형이 강하다[5]. 초기 모습에 가까운 테케테케는 운동장을 가로지르거나 눈이 마주치거나, 발견한 그 자리에서 추격을 시작한다.
후대의 이야기에서 ‘테케테케를 만나면 사흘 안에 죽는다’, ‘가시마 씨라고 답하면 산다’고 할 때, 그 안에는 가시마 씨의 전염과 문답의 구조가 울린다. 비슷한 상처를 지닌 두 괴담은 서로의 규칙을 주고받으며 마침내 한 사람의 이력처럼 이야기될 만큼 가까워졌다. 그래도 보는 순간 추격을 시작하는 반신의 괴이와, 이야기를 들은 이를 훗날 찾아와 질문하는 괴이는 공포의 시간을 서로 다르게 새긴다.
소리가 속도를 만든다
테케테케는 ‘빠른 괴이’로 알려져 있지만, 그 속도는 속도계보다 먼저 이야기꾼의 입과 팔에서 나타난다. 반복음을 빠르게 하고 ‘도망쳐도 따라잡힌다’고 말하면서 두 손을 세차게 움직이면 교실 안에서 추격이 시작된다. 시속 100킬로미터나 150킬로미터라는 수치도 나오지만, 초기 모습에 가까운 기록 모두에 공통하는 것은 아니다. 공포의 핵심은 숫자 자체가 아니라 소리의 간격이 계속 짧아지는 데 있다.
사토가 채록한 이야기는 이 속도를 둘러싼 모순을 선명하게 남긴다. 괴이의 손발과 목은 마하 3으로 도는데, 추격 속도는 사람과 같다고 한다[3]. 듣는 이는 그 모순에 웃으면서도 천장에서 내려다보는 괴이를 무서워한다. 학교 괴담에서는 물리적으로 말이 되는 괴물보다 이야기꾼이 눈앞에서 재현할 수 있는 괴물이 더 강하다.
따라잡힌 뒤의 일도 이야기마다 다르다. 운동장을 가로지르기만 하는 유형, 본 사람을 쫓는 유형, 거울에서 눈이 마주치면 쫓는 유형, 화장실까지 쫓는 유형, 다리를 빼앗는 유형, 낫으로 베는 유형, 기한 뒤에 죽이는 유형이 있다. 2001년 롯코아일랜드고등학교에서 채록된 이야기는 ‘쫓긴다’고만 적었을 뿐 그 뒤에 절단이나 죽음을 두지 않는다[4]. 추격의 결말을 끝까지 말하지 않는 유형에서는 무엇을 당할지 모르는 빈자리 자체가 공포가 된다.
1994년,
괴이는 복도로 들어갔다
영상은 먼 운동장을 순식간에 가로지르는 소문을 그대로 긴 이야기로 만들 수 없다. 고나카 지아키는 1994년 드라마에서 테케테케를 학교 건물의 복도에 놓고, 노파와 동물령이 모인 존재라는 정체를 만들었다[1]. 좁은 복도에서는 도망길이 제한되고 바닥을 두드리는 소리는 벽에 울리며 괴이의 접근을 오래 보여 줄 수 있다. 영상의 조건이 괴담이 나타나는 장소를 바꾸었다.
복도라는 화면은 이듬해 영화에도 이어졌다. 영상을 위해 고른 좁은 통로는 학교 안을 기어 다니는 테케테케를 상상하기 쉬운 무대가 되었다. 학교 괴담은 입으로만 형태를 얻는 것이 아니다. 화면에서 본 장면 또한 보는 이가 자기 학교에 괴담을 옮겨 놓게 하는 새로운 발판이 될 수 있다.
2009년 영화가 다듬은 한 사람의 이력
시라이시 고지 감독의 『테케테케』는 하반신 없는 여성을 본 사람이 72시간 안에 죽는다는 규칙을 두고, 가코가와의 전후 철도 자살과 가시마 레이코를 진상으로 연결했다[6]. 흩어져 있던 ‘반신’, ‘철도’, ‘사흘’, ‘여성의 이름’을 하나의 조사 이야기로 바꾸는 구성이다. 관객은 괴이가 누구인지, 어디서 죽었는지, 왜 쫓는지, 자신은 언제 죽는지를 차례로 알 수 있다.
이런 명료함은 후대의 인상을 고정하는 힘을 지닌다. 유래를 알 수 없는 노파나 남성, 하반신만 있는 유형, 눈이 마주치면 그저 쫓는 짧은 이야기에 비해 영화 속 여성상에는 생전부터 죽음 뒤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이력이 있다. 요약하고 기억하기 쉬운 한 유형이 제시되었지만, 그보다 앞서 있던 흔들리는 반신의 모습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유래 없는 추격 괴이와 선명한 이력을 지닌 사고 사망자는 지금도 같은 이름 아래 함께 존재한다.
이야기할 때마다 학교로 가까워진다
테케테케의 장소는 지도 위의 한 역이 아니라 이야기를 듣는 이가 있는 곳으로 가까워진다. 사토가 들은 교사는 목격 지점을 해마다 바꾸고 학생들이 쓰는 교실과 복도 가까이로 이야기를 끌어왔다[3]. 졸업생의 기억에는 교사가 말하지 않았던 여성 사고 사망, 붉은색의 규칙, 다른 손자국 괴담까지 섞여 있었다. 망각은 전승을 무너뜨리기만 하지 않는다. 빈 곳에 그 세대가 아는 다른 무서운 이야기를 넣을 여지를 만든다.
그래서 테케테케에는 하나뿐인 올바른 속도, 성별, 사인, 무기, 피하는 법이 없다. 비교적 변하지 않고 남는 것은 몸이 반쪽이라는 점, 반복되는 소리, 발견한 대상과의 거리가 갑자기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 세 가지만 있으면 괴이는 운동장에서도, 거울에서도, 복도에서도, 선로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 테케테케라는 이름을 소리 내면 두 박자의 소리가 다시 가까워진다. 한 사고 사망자의 이력보다 오래 이 괴담을 살려 온 것은 바로 그 재현의 쉬움이다.
요괴 설정
이 구획은 이야기를 즐기기 위한 본 사이트 고유의 설정입니다. 사실이나 고증이 아닙니다.
요괴 타입 - 현대 괴이
카테고리 - 유령망령
희귀도 - 에픽
성격 - 상반신 또는 하반신만 남은 모습으로 나타나 운동장과 학교 건물에서 사람을 쫓는다. 성별, 나이, 내력, 속도, 해치는 방식은 이야기마다 다르다
궁합 - 이본을 견주어 보고 공포뿐 아니라 의성어와 이야기꾼의 몸짓까지 즐기는 사람과 잘 맞는다
능력·특기 - 상반신 또는 하반신만 남은 모습으로 나타난다운동장이나 학교 건물을 빠르게 이동하는 유형이 있다‘테케테케’ 등 이동 소리에서 온 이름으로 불린다시선이나 목격을 계기로 추격을 시작하는 이본이 있다후대의 유형에서는 만난 이의 다리를 빼앗아 절단한다
약점 - 모든 유형에 공통하는 고유한 약점이나 피하는 법은 전해지지 않는다. 몸을 웅크리기, 특정한 답을 말하기, 선로에서 멀어지기 같은 대처법은 공통된 초기 규칙으로 확인되지 않으며, 가시마 씨 계열, 영상 작품, 후대 이본과 나누어 다룰 필요가 있다
서식지 - 초기 모습에 가까운 유형에서는 운동장, 1994년 TV 드라마 이후에는 학교 건물이나 복도, 지역 이본에서는 거울이나 화장실 주변에 나타난다. 후대의 철도 사고형에서는 건널목이나 선로를 따라 배치되기도 하지만, 특정 역이나 사고 현장에 고정할 수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