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에이는 에도 후기 기담집 《에혼 햐쿠모노가타리》(1841)에 ‘아카에이노우오’, 곧 붉은가오리 물고기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거대한 가오리다. 수면에 떠 있는 동안 등에 모래가 쌓여, 멀리서는 섬으로 착각할 만큼 커 보인다고 한다. 뱃사람이 섬인 줄 알고 다가가거나 등에 올라서면 갑자기 몸을 가라앉힌다. 그때 일어난 거친 파도가 배를 부수고 사람을 삼킨다. 바다 위 신기루와 표류 이야기가 겹친 전승으로, 넓은 바다에서 이런 괴이가 드물지 않다고 말한다.
민화・전승
아와국 노지마사키 앞바다에서 조난당한 배가 가까운 ‘섬’으로 다가가 선원들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집은 한 채도 없고, 풀과 나무에는 해초가 얽혀 있었으며 웅덩이의 물은 짰다. 선원들이 다시 배에 올라 멀어진 뒤, 섬 전체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들이 밟았던 곳은 수면에 떠오른 거대한 아카에이의 등이었다. 이 괴물은 배가 가까이 오면 잠수해 큰 파도를 일으키고 선체를 부순다고 한다. 거대한 가오리의 등을 섬으로 오인한 표류담과 에조 근해의 거대어 전승도 같은 계통의 이야기로 꼽힌다.
《에혼 햐쿠모노가타리》의 아카에이는 섬만 한 몸을 수면 위로 드러낸다. 등에는 모래와 자갈, 해초가 얹혀 있어 멀리서 보면 사람이 살지 않는 섬과 다르지 않다. 선원들이 배를 대면 거대한 몸이 가라앉고, 갑작스러운 잠수로 생긴 소용돌이와 거친 파도가 배를 부수거나 뒤집는다.
이 이야기는 넓은 바다에서 단단한 육지처럼 보이는 것이 반드시 섬은 아니라는 경고다. 아와 앞바다의 목격담을 중심으로 하지만, 에조 근해의 거대어 기록과 아카에이노쿄라 불린 이문도 함께 전해진다. 옛 기록은 아카에이의 구체적인 생태를 거의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섬과 맞먹는 크기, 수면과 깊은 바다를 오가는 움직임, 가라앉을 때 일으키는 거센 파도라는 세 특징은 변하지 않는다. 멀리 있는 거대한 형체의 정체를 확인할 수 없는 순간, 박물지와 괴담이 하나의 모습으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