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레온나는 바닷가나 강가에 나타나는, 여자의 머리와 뱀의 몸을 지닌 괴이다. 허리 아래로는 비늘 덮인 거대한 뱀 몸이 이어지고, 상반신에는 늘 물에 젖은 검은 머리카락이 늘어져 있다. ‘젖은 여자’라는 이름도 이 모습에서 나왔다. 도리야마 세키엔의 《가즈 햣키 야교》 바람 권에는 긴 머리를 물에 담근 여자 얼굴의 뱀으로 그려져 있다. 그보다 앞선 에도 전기 요괴 두루마리, 이를테면 사와키 스시의 《햣카이 즈칸》[2]에도 뱀 몸의 여자 괴이가 등장한다. 여러 화가가 이 형상을 이어 그리며 오늘날 익숙한 누레온나의 모습이 굳어진 셈이다.
서일본 해안의 이야기는 누레온나에게 또 다른 역할을 준다. 품에 안은 아기를 지나가던 사람에게 떠맡기고, 그 사람이 아기를 받아 들자마자 돌처럼 무거워져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이때 우시오니가 뒤이어 나타나 습격하는 전승도 있다. 누레온나는 규슈의 이소온나나 각지의 누레오나고 전승[3]과 가까운 존재로 여겨지며, 바다뱀이 변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뱀 몸은 주로 그림 자료가 뒷받침하는 특징이며, 각 지역의 구전과 그 형상을 직접 잇는 일차 자료는 드물다. 젖은 머리, 물가, 받아 든 사람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드는 아이가 서일본 여성 수괴 전승에서 더 꾸준히 되풀이되는 요소다.
민화・전승
시마네현 이와미 지방에서는 누레온나가 바닷가에 나타나 지나가던 사람에게 아기를 맡기고 바다로 돌아간다고 전한다. 아기를 받아 들면 순식간에 무거운 돌이 되어 내려놓을 수 없고, 그 틈에 우시오니가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는다. 오다의 한 이야기에서는 궁지에 몰린 우시오니가 ‘분하구나’라고 외친 목소리가 누레온나와 똑같았다고 하며, 두 존재를 하나로 보는 해석도 여기에서 힘을 얻는다.
그러나 요괴 두루마리 속 뱀 몸의 여자와 이와미의 구전을 직접 이어 주는 일차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림과 이야기가 서로 다른 길로 전해졌을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후지사와 모리히코의 《요카이 가단 젠슈 일본편》[4]은 분큐 연간 에치고국의 이야기로 누레온나를 소개하지만, 원자료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는다. 오늘날 널리 알려진 형상에는 근대 연구자들이 여러 지방의 단편을 모아 정리한 과정도 반영되어 있다.
젖은 머리와 뱀 몸, 아이를 이용해 나그네를 붙잡는다는 요소는 규슈 해안의 이소온나와 시코쿠·주고쿠 지방의 누레오나고 전승[3]에도 겹친다. 누레온나는 해녀 어업과 바닷가 생활에서 생겨난 더 넓은 여성 수괴 전승 가운데 한 갈래로 보는 편이 알맞다. 바다에서 불쑥 나타나 아이를 건네고 사람을 묶어 두는 장면은 육지와 물이 맞닿는 곳에서 살아온 이들이 느낀 불안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누레온나는 바닷가나 강가에서 물에 흠뻑 젖은 긴 머리의 여자로 나타난다. 이야기는 지역마다 다르다. 어떤 전승에서는 지나가던 사람에게 아기를 안겨 주며, 받아 든 순간 아이가 돌처럼 무거워져 꼼짝할 수 없게 된다. 다른 이야기와 그림에서는 거대한 꼬리를 지닌 뱀 몸의 위압적인 수괴로 묘사된다.
에도 시대 요괴화에는 뱀 몸의 누레온나가 자주 등장하지만, 그 모습과 구전을 직접 잇는 이야기 자료는 충분하지 않다. 이와미에서는 우시오니와 함께 나타나는 수괴로 전해지며, 낯선 아이를 맨손으로 받아 들지 말라는 경계가 따른다. 가까운 계통의 이소온나와 뒤섞여 불리기도 하므로, 이름과 성질은 해안마을마다 조금씩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