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이노 우에』에 나타나는 시로한냐
시로한냐는 노 가면의 채색과 쓰임을 가리키는 이름이지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 자체의 고유명은 아니다. 국립극장은 『아오이노 우에』 후반부의 고귀한 시테인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에게 가장 격이 높은 시로한냐를 쓴다[6]고 설명한다. 흰 피부, 이마를 비스듬히 가르는 머리카락 선묘, 두 뿔, 귀까지 찢어진 입은 귀신의 모습을 드러내면서도 격렬한 원한 속에 품위와 고독을 남긴다.

국립극장의 『아오이노 우에』 해설에 따르면 후시테(후반부의 주역)는 귀신의 모습을 한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의 생령이며, 그 분노와 슬픔은 한냐 가면으로 표현된다[5]. 가면은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 그 자신과 동일하지 않다. 무대 위에 놓인 고소데(일본식 소매옷)가 아오이노 우에를 나타내고, 아즈사유미에 불려 나온 미야스도코로의 생령이 맞서면서 보이지 않는 집착이 무대의 중심으로 끌려 나온다.
굴욕,
고립,
그리고 구원
미야스도코로가 귀신으로 변한 모습은 단지 연적을 향한 증오로만 설명할 수 없다. 가모 마쓰리의 수레 다툼 뒤에 나타나는 생령과 수행자의 법력으로 그 마음이 누그러지며 막을 내리는 구성[5]은 공적인 굴욕, 고립, 억눌린 감정을 무대 위에 올린다. 기도는 ‘한냐의 약점’이 아니라 『아오이노 우에』에서 집착을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 주는 극적 힘이다.
『겐지 이야기』의 미야스도코로와 노에서 귀신으로 변한 모습을 같은 장면의 기록처럼 읽을 수도 없다. 『겐지 이야기』에서는 미야스도코로의 생령이 아오이노 우에의 목숨을 빼앗지만, 노 『아오이노 우에』에서는 수행자의 법력으로 마음이 누그러진다[5]. 노는 원전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빙의당한 사람과 그에게 깃든 영, 기도하는 이를 무대에서 마주 세워 귀신의 모습 안에도 구원의 여지를 남긴다.
분노와 슬픔을 한 얼굴에
시로한냐의 표정은 분노와 슬픔을 서로 다른 얼굴로 나누지 않는다. 도쿄국립박물관 소장의 ‘오미우치’ 한냐 해설[3]에 따르면, 뿔과 금빛 눈, 송곳니, 찢어진 입은 분노를, 팔자 모양의 윗눈꺼풀과 이마의 흐트러진 머리카락 선묘는 슬픔을 나타낸다. 하나의 얼굴 안에서 보는 이는 분노와 비애 사이를 오간다.
아즈사유미와 독경은 미야스도코로의 정념을 드러내는 무대 장치다. 아즈사유미는 모노노케를 불러내는 매개이며, 독경과 법력은 후반의 귀신상과 맞선다. 그러므로 아즈사유미를 ‘약점’이라고 부르면 불러내는 기능과 가라앉힘으로 향하는 극의 움직임을 혼동하게 된다.
채색은 변신의 순서가 아니다
국립극장의 해설은 한냐 가면을 채색에 따라 시로한냐·아카한냐·구로한냐로 나누고 품격과 강함에 차이가 있다고 하며, 『아오이노 우에』의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에게 가장 격이 높은 시로한냐를 배정한다[6]. 이는 같은 한냐 가면도 배역에 맞추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러나 채색의 차이를 흰색에서 붉은색, 다시 뱀으로 나아가는 고정된 변신 순서로 보아서는 안 된다. 『도조지』의 여인, 아다치가하라의 귀녀,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는 서로 다른 이야기의 인물이며, 가면은 그 차이를 품기 위해 선택된다.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와 시로한냐의 연결은 『아오이노 우에』를 읽는 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한냐 가면은 『도조지』와 『구로즈카』에도 쓰인다.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를 한냐 전체의 정체로 여기지 않고, 시로한냐를 고귀한 생령의 고뇌를 나타내는 대표적 사례로 받아들일 때 노 가면과 이야기를 함께 더 잘 볼 수 있다.
요괴 설정
이 구획은 이야기를 즐기기 위한 본 사이트 고유의 설정입니다. 사실이나 고증이 아닙니다.
요괴 타입 - 전통 요괴
카테고리 - 도깨비거인
희귀도 - 에픽
성격 - 높은 신분과 교양을 지녔지만 사랑, 굴욕, 고독을 가슴에 품고 마침내 생령으로 나타난다. 귀신의 모습 깊은 곳에도 한 인간으로서의 슬픔이 남아 있다.
궁합 - 감정을 ‘질투가 많다’는 한마디로 치부하지 않고, 분노와 슬픔을 함께 차분히 바라보며 다른 이의 이야기를 성급히 단정하지 않는 사람과 어울린다.
능력·특기 - 흰 채색과 머리카락 선묘로 고귀한 귀녀의 품위와 고뇌를 드러낸다두 뿔과 금빛 눈, 송곳니로 분노를 눈에 보이게 한다팔자 모양의 윗눈꺼풀과 흐트러진 머리카락 선묘에 슬픔을 담는다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 생령의 집착을 무대 위의 귀신상으로 드러낸다고소데·아즈사유미·독경 속에서 보이지 않는 정념을 극 속으로 불러낸다
약점 - 『아오이노 우에』에서는 수행자의 법력과 독경으로 미야스도코로 생령의 마음이 누그러진다. 아즈사유미는 물리치는 도구가 아니라 모노노케를 불러내는 매개로 쓰인다.
서식지 - 노 『아오이노 우에』의 무대. 가모 마쓰리와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의 이야기가 포개진 교토 궁정 문화의 기억, 고소데·아즈사유미·독경으로 둘러싸인 극 공간이며 자연계의 서식지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