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야와(甲子夜話)』에 보이는 모린지의 변신너구리 ‘슈카쿠’와 얽힌 신비한 다솥. 물이 마르지 않는 가마로 승려들에게 차를 대접했으며, 실은 슈카쿠의 요술이라 한다. 슈카쿠의 정체는 늙은 너구리로, 멀리 인도에서 법을 듣고 당나라를 거쳐 일본에 왔다고 전해진다. 훗날 옛이야기 ‘분복 다솥(분푸쿠 차가마)’의 원형으로 여겨지며, 사보와 연기 설화와 결합해 지역 명소 전승으로 알려졌다.
민화・전승
오에이 연간, 조슈 모린지의 승려 슈카쿠는 아무리 떠도 물이 마르지 않는 다솥을 써 모임 때마다 차를 베풀었다. 어느 승려가 낮잠 자는 슈카쿠를 엿보니 샅 사이로 너구리 꼬리가 보여 그가 늙은 너구리임을 알게 된다. 술법으로 가마가 기이한 이적을 보였고, 이별 날에는 야시마 전투와 석가열반의 환영까지 보여주었다고 한다. 뒤에 이 설화가 옛이야기 ‘분복 다솥(분푸쿠 차가마)’의 소재가 되었다고 전한다.
조슈 모린지에 전해지는 수학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형상. 끓여도 마르지 않는 다완은 보시와 법희를 상징하며, 승려와 내객에게 차를 나누는 행위가 덕을 널리는 것으로 이해된다. 수학은 장수한 너구리로서 인간 세상과 교류하면서 불연에 맺어진 존재로 그려진다. 정체가 드러나면 절을 떠나지만, 이별에 즈음해 환술로 옛 전쟁과 불사 장면을 보여 주어 사람들에게 무상과 불법의 덕을 일깨웠다고 한다. 후대에는 이 설화가 옛이야기 분복다완으로 정리되어, 구경거리 곡예담으로 바뀐 계통과 사찰 연기로 남은 계통이 병존한다. 지역에서는 사찰 보물의 다완과 결부되어 전해지며, 너구리 신앙과 강담·수필의 영향을 받았으나 근간은 마르지 않는 물과 떠나는 현명한 너구리 두 가지로 요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