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조지 연기로 유명한 대형 범종. 승려 안진이 종 속에 숨자, 연정이 원념으로 바뀐 여인이 뱀으로 변해 몸을 휘감고 불길로 종을 태웠다고 전한다. 전승에는 종이 끓는 물처럼 변해 승려를 삼킨다는 노가쿠적 묘사와, 물로 불을 끄고 종이 남았다는 연기 설이 나란히 전한다. 도리야마 세키엔은 『금석백귀습유』에서 ‘도조지의 종’이라 하여 이 이설을 도해했다.
민화・전승
『도조지 연기』에는 여인이 사신이 되어 종에 휘감겨 불을 내뿜고 오래 타오른 끝에 물로 진화하여 종을 치웠다고 한다. 반면 노 『도조지』에서는 “종이 곧 탕이 되어” 산승을 삼킨다고 하여 종이 녹는 이야기를 강조한다. 세키엔의 그림도 “종이 녹아 탕이 된다”라 적으면서 당시 그 종이 다른 절에 봉안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병기하는 등, 전승은 판본마다 차이가 있다.
도리야마 세키엔의 『금석백귀습유』에 그려진 도조지의 종을 도상적으로 해석한 것. 안진이 몸을 숨긴 큰 종에 뱀으로 변한 여인이 휘감겨 열기로 종이 녹아 뜨거운 물이 되었다는 이설을 각주처럼 덧붙이면서도, 종 그 자체는 역사적으로 잔존했다는 전언도 보인다. 여기서의 ‘요괴성’은 기물이 요사스러워졌다는 뜻보다는, 집념이 그릇에 들러붙어 이변을 일으킨다는 민속적 관념의 가시화에 있다. 능, 설경, 연기의 차이가 혼재된 에도기의 수용상으로 위치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