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라노 고레모치(平維茂)는 헤이안 시대 중기에 실존했던 간무 헤이시의 무장으로, 전설 속에서는 시나노 도가쿠시의 귀녀 모미지(紅葉)를 토벌한 오니 퇴치의 영웅으로 전해진다. 숙부의 15번째 아들을 양자로 들인 일에서 연유한 '요고노 쇼군(여오장군)'이라는 이명으로 불리며,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 미나모토노 요리미쓰와 함께 신불의 가호를 얻어 오니를 평정하는 무인상의 한 전형을 이룬다.
모미지 전설에서는 도가쿠시산에 둥지를 튼 귀녀 모미지의 토벌을 조정으로부터 명받은 고레모치가 그 요술에 고전한다는 줄거리가 핵심이 된다. 궁지에 몰린 고레모치는 벳쇼 온천의 기타무키 관음[1]에 칩거하며 요적 퇴산을 기원하고, 영몽에 나타난 노승(노옹)으로부터 항마의 소검을 받는다. 재차 벌어진 전투에서는 모미지의 환술이 통하지 않게 되었고, 고레모치는 이 신이 내린 검으로 아라쿠라야마[1]에서 귀녀를 토벌했다고 전한다. 무용뿐만 아니라 신불에 대한 기도를 통해 인간의 지혜를 초월한 적을 제압한다는 오니 퇴치 영웅담의 정형을 잘 체현하고 있다.
민화・전승
고레모치와 모미지의 이야기는 노(能)·가부키·실록물(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통속 소설)을 통해 널리 유포되었다. 무로마치 후기의 요쿄쿠(노의 각본) 『모미지가리』에서는 도가쿠시산에서 미녀가 권한 술에 취해 잠든 고레모치의 꿈속에 하치만 신이 나타나 여자의 정체가 오니임을 알리고 신검을 내려준다 ── 가호의 주체가 하치만 신으로 되어 있다. 이에 반해, 메이지 19년(1886)에 간행된 실록물 『기타무키산 영험기 도가쿠시산 귀녀 모미지 퇴치지전』[2]에서는 가호의 역할을 벳쇼 온천의 기타무키 관음이 맡는다. 이는 편찬자가 벳쇼 주변의 인물로, 관음 영장으로서의 벳쇼를 현창하여 참배객을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으로 생각되며, 같은 영웅담이 지역의 사정에 따라 가호신을 재구성해 가는 양상을 잘 보여준다.
시나노에는 고레모치와 연고가 있는 옛 유적이 점재해 있다. 벳쇼 온천의 기타무키 관음[1]은 고레모치가 기원하고 후에 개수했다고도 전해지며, 우에다시 벳쇼에는 고레모치를 모시는 쇼군즈카도 남아있다. 한편 토벌의 결전지는 도가쿠시 주변의 아라쿠라야마로 여겨지며, 키나사(현 나가노시)에는 토벌당하는 쪽인 모미지를 의약·수예·문예에 뛰어난 귀부인으로 사모하는 전승이 병존한다. 고레모치는 중앙의 명을 받아 오니를 평정하는 정벌자의 입장에 있으며, 현지가 모미지에게 쏟는 동정과는 대조를 이룬다. 정벌하는 무인과 토벌당하는 귀녀, 가호하는 신불이라는 삼자의 관계는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의 스즈카 고젠·오타케마루 퇴치담 등과 같은 구도를 공유하고 있으며, 고레모치는 시나노에 뿌리를 내린 오니 퇴치 영웅으로서 모미지 전설의 불가결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다이라노 고레모치는 요괴의 편이 아니라 요괴를 토벌하는 쪽에 서는 '오니 퇴치 영웅'형 존재이다.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가 스즈카 고젠과 오타케마루를, 미나모토노 요리미쓰가 슈텐도지를 평정했듯이, 고레모치는 도가쿠시의 귀녀 모미지를 토벌한 자로서 전승에 이름을 새겼다. 그를 영웅으로 만드는 것은 순수한 무력이 아니라, 모미지의 요술에 한 번은 패배하고 신불에게 기도한 후에야 비로소 오니를 제압할 수 있다는 '인간 힘의 한계'를 이야기가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고레모치라는 인물상의 묘미는, 가호의 주체가 전승 매체에 따라 뒤바뀌는 유연함에 있다. 노에서는 하치만 신, 벳쇼 계열의 실록에서는 기타무키 관음 ── 같은 무장이 그 지역의 신앙이나 흥행의 사정에 따라 다른 신불의 수호를 받는다. 이는 고레모치가 특정한 신과 단단히 결속된 존재가 아니라, '신불의 가호로 오니를 토벌하는 무인'이라는 틀 그 자체를 담당하는 그릇임을 의미한다. 키나사가 모미지를 귀부인으로서 사모하는 데 반해, 고레모치는 어디까지나 중앙의 명을 수행하는 정벌자이며, 양자가 합쳐져야 비로소 모미지 전설의 선악 양면이 우뚝 선다. 오니를 주역으로 하는 본 도감에서 고레모치는 '오니를 성립시키는 한 쌍의 존재'로서 수록되는 드문 토벌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