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야마 세키엔의 『백기수연대(百器徒然袋)』에 그려진 관(冠)의 요괴. 소쿠타이 차림에 홀을 들고, 머리가 말영관으로 변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세키엔은 ‘동도 성문에 관을 걸어두고 떠난 현인’ 고사를 빗대어, 보신에 집착해 관을 놓지 못하는 사악한 인물의 그림자가 깃든 존재로 암시한다. 권위의 상징인 관이 도의를 잃은 마음에 붙으면 요괴가 된다는 교훈적 장치가 핵심이다.
민화・전승
장관은 주로 회화 자료에서 알려져 있으며 특정 지역의 옛이야기는 전하지 않는다. 세키엔은 같은 면에 ‘굿포(沓頬)’를 배치해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의 계율과 『도선초(徒然草)』의 관·신발 일화를 바탕으로 몸가짐을 풍자하는 도판으로 구성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츠키오카 요시토시 등이 같은 취지로 도상화하며 백귀야행의 한 부류로 수용이 넓어졌다.
에키엔의 도상과 사설을 바탕으로, 갓이 스스로 서서 예법 바르게 걷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그 연원은 권위에 집착한 마음을 풍자하는 데 있다. 갓은 본래 예와 지위를 바르게 하는 그릇이지만, 사익을 위해 그것을 벗지 않는 자에게는 그 그릇이 주인을 저주해 형체를 얻어 떠돈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실견담이나 괴이담은 드물고, 주로 그림과 글 속에서 말 밖의 경계로 전해지는 존재로, 짚신요괴 ‘쿠ツボ’와 쌍을 이루어 의심스러운 처신과 처신의 자리를 가늠하게 하는 교훈을 맡는다. 요시토시 등 후대 화가도 이를 딛고 백기야행의 대열에 갓의 정령을 더했다. 근세 호사가들 사이에선 갓과 홀 같은 예구가 낡으면 정이 깃든다는 츠쿠모가미 관념의 한 예로 취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