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즈류는 아홉 개의 머리를 지닌 용으로, 비와 물을 다스리고 특정 지역을 지키는 신으로 숭배된다. 여러 전승에는 공통된 변화가 있다. 사람을 해치던 독룡이나 난폭한 용이 수행자 또는 고승에게 제압된 뒤 사악한 성질을 버리고 선한 수호신이 되는 이야기다. 나가노현 도가쿠시에서는 수행자 가쿠몬이 법화경의 공덕으로 머리 아홉과 용의 꼬리를 지닌 귀신을 바위굴에 봉인하자, 그 존재가 이 땅의 수호신 구즈류 오카미가 되었다고 한다[1]. 가나가와현 하코네에서는 나라 시대의 승려 만간이 아시노호의 독룡을 제압해 호수의 수호신으로 모셨다고 전한다[2]. 후쿠이현 에치젠에서는 하쿠산 권현의 신상을 머리에 이고 헤엄친 아홉 머리 용 이야기가 구즈류강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3]. 비를 청하고 홍수를 다스리는 일이 신앙의 중심이지만, 지역에 따라 치통 치유와 인연 맺기, 나라의 평안까지 빌었다.
민화・전승
도가쿠시의 중세 기록 《아사바쇼 쇼지 랴쿠키》에는 849년에 산을 열었다고 전하는 수행자 가쿠몬이 법화경의 공덕으로 머리 아홉과 용의 꼬리를 지닌 귀신을 바위굴에 가두고 선신으로 바꾸었다고 적혀 있다[1]. 이후 구즈류 다이곤겐으로 숭배된 이 신은 에도 시대까지 도가쿠시 신앙의 중심이었다[3]. 다른 네 도가쿠시 신사와 성격이 다른 토착 수호신으로 여겨졌으며, 비와 물을 다스리는 일뿐 아니라 배를 바치면 치통이 낫는다는 독특한 효험으로도 알려졌다. 근세에는 좋은 인연을 비는 신앙도 널리 퍼졌다.
하코네 전승의 무대는 757년이다. 하코네 신들의 힘을 받은 승려 만간은 만지가이케, 훗날의 아시노호 바닥에 제단을 세우고 일곱 날씩 세 번 기도했다. 소녀를 납치하고 홍수와 역병을 일으키던 아홉 머리 독룡을 제압해 인신공양 관습을 끝내고, 용을 이치키시마히메노미코토와 함께 수호신으로 모셨다고 한다[2]. 기도가 끝난 음력 6월 14일에서 비롯된 제례는 오늘날에도 이어진다.
에치젠에서는 889년 헤이센지의 하쿠산 권현 신상을 강에 띄우자 아홉 머리 용이 나타나 신상을 머리에 이고 고쿠류 다이묘진 맞은편 강가까지 헤엄쳐 왔다고 한다. 이 사건이 구즈류강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는 이야기다[3]. 비슷한 전승은 더 넓게 퍼져 있다. 가즈사의 가노산에서는 야마토 타케루가 구즈류를 물리치고, 무쓰의 도와다호에서는 난소보와 하치로타로가 다투었다고 한다[3]. 난폭한 용이 불법에 제압되어 물의 수호신이 된다는 줄거리는 슈겐도와 밀교의 조복 사상, 물을 두려워하면서도 그 은혜에 의지해야 했던 농경 사회의 믿음이 만난 결과다.
도가쿠시산의 구즈류 오카미는 한때 난폭했으나 조복을 거쳐 선한 물신이 된 존재로 숭배된다. 중세 전승의 핵심은 수행자 가쿠몬이 아홉 머리 귀신을 제압해 선한 용으로 바꾸었다는 이야기다. 훗날 구즈류 권현이라 불리며 신사 관계자와 슈겐도 수행자가 올리는 기우 의식의 중심 신격이 되었다.
구즈류는 배를 좋아한다고 전한다. 사람들은 치통이 낫기를 빌며 배를 바쳤고, 근세 이후에는 좋은 인연과 혼인을 기원하는 신앙도 더해졌다. 시대에 따라 신의 모습은 사람 형상의 신상, 뱀 또는 용으로 달리 표현되지만, 봉인된 바위굴과 샘, 산골짜기라는 성스러운 공간은 꾸준히 이어진다.
구즈류는 지역 수원의 안전과 농사의 안정을 상징한다. 과거의 난폭함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억과 지속적인 제례를 통해 잠잠해진다고 여겨진다. 도가쿠시의 구즈류를 에치젠의 흑룡·백룡 전승과 같은 존재로 섞어 볼 필요는 없다. 다만 비와 강물의 높이를 조절하고 물에 삶을 의지하는 사람을 지킨다는 물신의 역할은 서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