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면 연기 속에 죽은 이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전해지는 향. 중국 고사에 뿌리를 두고, 일본에서는 에도기의 독본·조루리·가부키, 라쿠고에서 널리 다뤄졌다. 실제 약물이라기보다 영험담에 등장하는 상징적 향으로, 망자의 그림자를 잠시 비추는 효력이 전해진다. 음양사의 비전 약물로 설정되기도 하나 실재성은 의심된다.
민화・전승
당중의 시인 백거이 시에, 전한 무제가 도사에게 향을 피워 이부인의 모습을 연기 속에서 보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에서는 『우게쓰모노가타리』, 초소지, 조루리 『경성반혼향』 등에서 죽은 이의 면영을 불러오는 소도구로 쓰인다. 『호색패독산』에서는 유녀를 잃은 남자가 이 향으로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고 하나, 전래와 제조법은 작품 속 설정에 머물며 실재 여부는 불명하다.
반혼향은 물질 그 자체보다는 서사 세계에서 죽은 이와의 재회를 매개하는 장치로 전해진다. 중국 고사의 ‘연중에 모습을 본다’는 취향이 일본 근세 문학과 연극에 받아들여져, 향로와 향목, 재의 다룸이 의례적으로 묘사된다. 요괴도감에서는 기물괴이의 한 종으로 삽화되기도 하며, 향연이 면영을 드러내는 묘사가 정형화되었다. 영을 불러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모습과 그림자의 현현에 그친다고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의약적 효능은 본초의 일설로 소개되지만, 근세 필록에서도 회의가 덧붙여져 기담으로 자리매김한다. 간사이와 에도의 라쿠고에서는 선향이나 향이 다할 때까지가 만남의 한계로 여겨져, 향의 양과 시간이 연출의 요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