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랏파’는 규슈 남부(주로 가고시마현과 구마모토현 남부)에 널리 전해지는 갓파의 호칭이자 그 지역 특유의 변종입니다. 어원은 ‘카와왓파(강의 아이)’가 변형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 모습과 전승은 일반적인 갓파보다 훨씬 생생하고 야성적입니다. 팔다리가 기이하게 길고 온몸이 털로 덮여 있으며 직립 보행을 하는 등, 원숭이나 유인원을 연상시키는 짐승 같은 이형의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을 보면 씨름을 하려고 하는 갓파 특유의 유쾌한 성질을 가지면서도, 봄부터 가을까지의 농번기에는 강 연못에 살고 겨울이 되면 산으로 들어가 ‘야마와로(산동)’가 되는 계절에 따른 ‘산천 왕래’의 생태가 짙게 남아 있습니다. 이는 산의 신이 봄에 마을로 내려와 논의 신이 되고 가을 추수를 마치면 다시 산으로 돌아간다는 일본 고층의 농경 의례 및 산악 신앙과 완전히 일치하며, 가랏파가 단순한 물귀신이 아니라 자연계의 순환을 관장하는 정령이었음을 증명하는 증거로 여겨집니다.
민화・전승
구마모토현 야쓰시로 지방에는 중국에서 9천 마리의 권속을 이끌고 건너온 ‘쿠센보’라는 갓파 두목의 전설[1]이 남아 있습니다. 이 쿠센보 일족은 구마강에 정착했지만, 훗날 가토 기요마사의 분노를 사서 규슈 전역의 원숭이들에게 공격을 받고 지쿠고강으로 도망쳐 스이텐구(水天宮)의 권속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처럼 갓파를 ‘개체’가 아니라 ‘사회를 가진 일족·집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남규슈 특유의 것입니다.
또한 가고시마현의 센다이강 유역은 가랏파 전승의 메카(사쓰마센다이시의 가랏파 신앙[2])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난을 좋아해서 말을 강으로 끌어들이기도 하는 반면, 매우 의리가 두터워 한 번 자신을 도와준 인간에게는 매일 밤 물고기를 가져다주거나 모내기 등 농사일을 도와준다는 물의 신으로서의 양면성이 현재까지도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불단의 불상에 올리는 밥을 먹으면 머리 접시의 힘을 잃는다고 전해지며, 쇠붙이나 그물을 극도로 싫어하는 등 옛 신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야나기타 쿠니오가 『요괴담의』 등에서 지적하듯이, 가랏파는 '과거 물을 관장하는 수신으로 신앙되던 존재가 시대의 변천과 함께 요괴로 몰락한 모습'을 일본 전국의 갓파 전승 중에서도 가장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는 존재입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산으로 들어가 '야마와로'가 되고, 봄에 다시 강으로 돌아오는 계절적 변용은 벼농사 문화에 있어서 논의 신과 산의 신의 순환 그 자체입니다.
이들은 종종 인간에게 장난을 치고 때로는 목숨을 빼앗는 수난의 상징으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만, 반대로 인간 측에서 예를 다하면 풍성한 어획을 가져다주고 중노동인 모내기를 밤새워 도와주는 '듬직한 이웃'이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양면성이야말로 애니미즘의 핵심입니다. 가랏파는 단순한 강의 요괴에 그치지 않고, 남규슈의 험준한 산과 풍요로운 강에 둘러싸인 혹독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품었던 '자연에 대한 경외'와 '공생에 대한 기도'가 투영된 지역 사회의 필수 불가결한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