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와 사찰에 봉납되는 ‘에마(絵馬)’에 깃든다고 전해지는 정령. 오랜 기원과 사람들의 염원을 받아 영성이 더해져 노인이나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림 주제에 따라 형상과 기운을 달리한다고 하며, 꿈이나 선잠에 들었을 때 나타나 길흉을 알리거나 에마의 취급에 대해 경계를 주는 존재로 전승된다. 비록 기물의 정령이지만 그 신비로움은 사찰과 신사의 신위와 이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민화・전승
에도의 의사 고마가타 도안이 아사쿠사에서 에마의 정령을 만나 에마와 관련된 비의를 전수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또 한 상인이 긴키의 오코노미야 신사에서 쉬는 동안,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난 에마의 정령에게 연회로 초대를 받았다는 일화도 있다. 이는 봉납품에 혼이 깃든다는 관념과, 사찰·신사의 신의 뜻이 꿈이나 환영을 통해 인간에게 드러난다는 민속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사례로 전해진다.
봉납 에마에 깃든 영적 존재로서 각지의 사찰과 신사의 연기담과 괴담에 나타나는 유형. 출현은 해질 녘이나 꿈속이 많으며, 모습은 봉납자의 소망이나 그림문양의 영향으로 변한다고 여겨진다. 노인상의 경우 가르침과 훈계를 주는 역할을 맡고, 여성상은 이끔과 신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신령 그 자체가 아니라 봉납물에 깃든 영성이 신역의 힘을 받아 드러난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함부로 가져가거나 더럽히거나 불에 던지는 행위를 꺼리며, 정중한 반납이나 소각 의식을 선호한다고 전해진다. 조우는 상서로움이 될 수도 두려움이 될 수도 있으며, 다루는 법에 따라 길흉이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