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에 빛나는 엉덩이의 외눈으로 읽으면, 시리메는 극히 짧은 이야기이면서도 요괴 표현의 핵심에 닿아 있다. 출현, 탈의, 노출, 발광, 도주. 줄거리만 빼내면 몇 줄 만에 끝난다. 그러나 그 몇 줄 안에서 상대를 본다, 얼굴을 본다, 눈을 본다는 인간의 기본 인식이 차례로 배신당한다. 교토로 향하는 밤길에서 사무라이가 불려 세워져 엉덩이의 외눈에서 강한 빛을 본다[1]는 장면은 전투담이 아니라 시선 그 자체를 무기로 삼은 괴담이다.
첫 번째 장치는 얼굴의 결핍이다. 놋페라보 계열의 괴이는 인간다움의 중심인 얼굴을 지운다. 얼굴이 없으면 상대의 감정도, 말의 의도도, 적의 유무도 읽을 수 없다. 시리메는 이 얼굴 없음의 불안을 토대로 하면서, 다시 다른 곳으로 눈을 옮긴다. 놋페라보의 변종으로 설명되는[1] 것은 그 때문으로, 얼굴에 있어야 할 눈이 사라지고 엉덩이라는 가장 무방비하고 웃음을 유발하는 부위에 놓인다. 공포와 우스꽝스러움은 여기서 분리할 수 없게 된다.
두 번째 장치는 예법의 파괴다. 밤길에 모르는 자가 말을 거는 것만으로도 불온하지만, 상대가 갑자기 기모노를 벗음으로써 장면은 무사의 긴장에서 외설적인 촌극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다음 순간, 그 촌극이 빛나는 눈에 의해 괴이로 반전된다. 시리메는 상스러워서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 상스러운 몸짓을 사람을 되돌아보는 '눈'으로 바꿔버리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다.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서 나를 되돌아본다. 이 반전이 시리메의 일격을 만든다.
세 번째 장치는 짧음이다. 시리메에게는 탄생담도, 퇴치담도, 긴 저주도 거의 없다. 그래서 약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 장의 그림에 적합하다. 두루마리 그림 자료에 남은 소요괴는 이야기의 두께보다 본 순간 의미가 떠오르는 도상성(図像性)에 의해 기억된다[2]. 시리메는 그 전형으로, 설명을 듣기 전에 엉덩이에 눈이 있다는 구도만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요괴 도상이 때로는 이야기보다 빠르게 도달함을 이 요괴는 잘 보여주고 있다.
교토로 향하는 밤길이라는 무대도 시리메의 작용을 뒷받침한다. 도시의 입구나 교차로는 아는 곳과 모르는 곳, 낮의 질서와 밤의 불안이 교체되는 경계이다. 그곳에서 누군가 부르면 사람은 우선 상대의 얼굴을 찾는다. 얼굴을 찾는 행위 자체가 시리메의 함정이 된다. 얼굴이 없다, 시선이 없다고 이해한 다음 순간, 눈은 전혀 다른 곳에서 되돌아온다. 그렇기 때문에 시리메는 교토의 요괴이면서도 명소의 유서 깊은 내력이 아니라 길 도중의 기습으로서 기억된다.
미즈키 시게루 이후의 요괴 소개에서 시리메가 다시 알려지게 된 것도 그 도상의 속도가 현대 미디어와 궁합이 좋기 때문이다. 미즈키 시게루 『도설 일본 요괴 대전』[3]과 같은 요괴 도감은 지방 전승이나 고전 두루마리의 파편을 현대 독자가 검색하고, 비교하고, 그림으로 기억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어 놓았다. 시리메는 교훈을 짊어지지 않고 윤리를 말하지 않으며 단 하나의 기이한 신체 배치로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의 요괴 소개나 게임적인 수용에도 쉽게 이식된다.
이 시리메를 무서워한다는 것은 무언가가 습격해 오는 것을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배치가 한순간에 어긋나는 것을 무서워하는 것이다. 얼굴에 얼굴이 없고 엉덩이에 눈이 있으며 그 눈이 빛난다. 사무라이가 도망치는 것은 겁쟁이여서가 아니라, 칼로 베어야 할 상대가 거기에 없기 때문이다. 시리메는 적이 아니라 인식의 사고로서 나타난다. 밤길의 어둠 속에서 신체의 질서가 뒤집힌다. 그 우스꽝스럽고 잔혹한 한순간만으로 시리메는 충분히 요괴인 것이다.
그 의미에서 시리메는 상스러운 기상천외함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람이 세상을 바르게 보고 있다는 자신감을 가장 짧은 거리에서 꺾어버리는 요괴이다. 그 왜곡의 속도야말로 이 소요괴의 힘이다.
요괴 설정
이 구획은 이야기를 즐기기 위한 본 사이트 고유의 설정입니다. 사실이나 고증이 아닙니다.
요괴 타입 - 전통 요괴
카테고리 - 人妖・半人半妖
희귀도 - 희귀
성격 - 악의는 희박하지만, 예의와 시선의 질서를 일부러 무너뜨려 상대를 얼어붙게 한다. 말없는 공백을 선호하며, 무서움보다 한순간의 기묘함으로 기억에 남는다.
궁합 - 기괴한 농담과 고전 괴담의 여백을 즐길 수 있는 사람과 궁합이 좋다. 논리로 퇴치하려는 상대보다 놀라움 그 자체를 관찰할 수 있는 상대에게 강하게 반응한다.
능력·특기 - 얼굴을 지워 상대의 인식을 교란하기엉덩이에 열린 외눈을 강하게 빛내기예법을 깨는 몸짓으로 사무라이조차 동요시키기공격하지 않고 공포와 웃음을 동시에 일으키기한 장의 그림만으로 기억에 남는 도상력 가지기놋페라보 계열의 이중 놀라움 일으키기
약점 - 사람을 해치거나 길게 쫓는 힘은 부족하다. 놀라움의 순간이 지나고 상대가 웃음이나 관찰로 모드를 전환하면 괴이로서의 압박감은 급속히 약해진다.
서식지 - 야마시로국(山城国)에서 교토로 향하는 밤길. 어두운 길, 교차로, 인적이 드문 왕래길 등 모르는 자가 말을 거는 것만으로 불안이 생기는 장소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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