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바묘진(狩場明神)은 타카노미코노오카미(高野御子大神)의 이명으로, 니우쓰히메의 자식 신이자 사냥의 신으로 여겨진다[1]. 고야산 개창 연기(緣起)에 따르면, 당나라에서 귀국한 구카이 앞에 흑백 두 마리의 개를 데리고 있는 사냥꾼의 모습으로 나타나, 진언밀교의 근본 도량으로 적합한 땅이라며 구카이를 고야산으로 이끌었다고 전해진다[2]. 이 사냥꾼은 사실 타카노미코노오카미의 화신으로, 두 마리의 신견(神犬)이 구카이를 아마노까지 안내했고, 그곳에서 모신(母神)인 니우쓰히메가 신령(神領)을 내려주었다고 한다. 가리기누(狩衣)에 활과 화살을 메고 개를 거느린 산속 사냥꾼의 모습으로 묘사되며, 니우쓰히메 신사에서는 제2전의 제신인 '카리바묘진'으로서 니우묘진과 함께 모셔진다[1].
민화・전승
연기의 가장 오래된 전거는 11~12세기에 성립된 '금강봉사 건립 수행 연기'로, 고닌 7년(816년) 무렵 야마토국 우치군에서 기이 국경에 걸쳐 구카이를 이끈 사냥꾼을 타카노미코노오카미(카리바묘진)로 기록하고 있다[2]. 비슷한 설화는 '금석물어집'에도 수록되어 있으며, 흑백의 개가 성지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영수(靈獸)로 이야기된다[2]. 니우씨가 전하는 '니우하후리시 본계장'에서는 니우 일족이 본래 사냥을 생업으로 삼았고 신에게 제물을 바치기 위해 두 마리의 개를 데리고 다니던 사냥꾼이었다고 기록되어 있어, 이 전승이 고야산 개창담에 흡수된 것으로 생각된다[1]. 두 마리의 신견은 '인도의 신견'으로서 사람을 행복과 좋은 인연으로 이끄는 영수로 믿어졌으며, 니우쓰히메 신사에서는 지금도 기슈견을 기르며 시로마루(白丸)·쿠로마루(黑丸)라는 이름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1]. 구카이와 연고가 깊은 니우칸쇼후 신사(구도야마초)도 카리바묘진을 모시며 고야산 참배길 입구의 진수 신 역할을 하고 있다.
카리바묘진은 '인도의 신'이라는 성격을 가장 순수하게 체현하는 고야산의 진수 신이다. 성지는 사람이 찾는 것이 아니라 신이 보여주는 것이라는 종교적 논리를, 사냥꾼과 신견이 밀교 수행자를 산으로 안내한다는 연기로서 이야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타카노미코노오카미라는 정명(正名)은 니우쓰히메의 자식 신을 의미하며, 모자 두 명신이 함께 구카이에게 신의 영토를 양보함으로써 토착 신통이 진언밀교의 성지화를 승인한 형태를 취한다. 가리기누·활과 화살·두 마리의 개라는 도상은 산의 생업(사냥)을 관장하는 오래된 산악 신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니우씨가 제물을 바치기 위한 개를 데리고 다녔던 사냥꾼 집단이었다는 사적 사실과도 공명한다. 신견은 '인도의 신견'으로서 좋은 인연과 행복으로 사람을 이끈다는 신앙을 낳았고, 현대 니우쓰히메 신사의 기슈견·시로마루 쿠로마루의 모티프에 계승되고 있다. 고야산 쵸이시미치나 니우칸쇼후 신사 등 참배길 곳곳에 이 인도의 신의 발자취가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