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사부로는 중세 일본의 설화집 『신도집(神道集)』의 '스와 연기의 일(諏訪縁起の事)' 편에 등장하는, 지저 세계를 여행하고 뱀으로 변신하는 영웅 주인공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그는 오미국 고가군 유력자의 셋째 아들로 묘사되며, 아내 가스가히메를 찾기 위해 시나노국의 다테시나산 동굴로 들어갔다가 형의 질투로 인해 땅속에 갇히게 됩니다. 기나긴 지하 이계 방랑 끝에 마침내 지상으로 돌아오지만, 그의 몸은 뱀 또는 용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 결국 스와 상사(上社)의 명신 신앙과 결부됩니다[1]. 『고사기』에 등장하는 다케미나카타노카미와 동일시하기보다는, 고가 사부로는 중세 스와 연기가 낳은 '무사가 뱀의 몸을 거쳐 신에 이르는' 별개의 이야기 유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2].
민화・전승
고가 사부로 전설의 핵심은 영웅의 이계 하강, 형제간의 질투, 아내 탐색, 뱀으로의 변신, 그리고 스와 명신으로의 승격 등입니다. 아오키 교코는 『어복기(魚服記)』의 소재를 논하면서, 고가 사부로를 이무기·스와·『고가 사부로 굴 이야기』와 결부되는 '용이 된 고가 사부로' 전설로 다루었습니다[3]. 또한 다가야 유코는 고가 사부로 전설을 국제 민담 분류의 AT301형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 지저, 이계, 적대자, 귀환이라는 구조를 비교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4]. 근세에 들어서 이 이야기는 『고가 사부로 굴 이야기』라는 조루리로 각색되어, 스와의 신화에 국한되지 않고 고가, 이가 및 전통 예능의 영역까지 그 영향이 확대되었습니다[5].
고가 사부로 전설의 흥미로운 점은 단순한 영웅담이 아니라, 스와 명신의 기원을 '지하로 떨어진 인간의 귀환'으로 이야기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고사기』에서 나라 양도 신화의 패자로서 스와로 물러나는 다케미나카타노카미와 달리, 고가 사부로는 오미에서 시나노로 와서 다테시나산의 동굴을 통해 지하 세계로 떨어지고, 뱀의 몸이 되어 돌아옵니다. 스와의 신은 단순히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도, 중앙 신화에서 밀려난 것만도 아닙니다. 깊은 산의 동굴, 지하의 나라, 그리고 뱀의 몸을 통과해서야 비로소 세상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서사는 스와 신앙의 물, 산, 용과 뱀, 수렵, 신불습합이라는 요소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냅니다. 주신인 다케미나카타노카미와는 별개로 고가 사부로라는 인물을 내세우는 의미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