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한 시를 넘기면 아스팔트에 작은 발굽 소리가 점점이 찍히고 콩콩 울리는 맨홀뚜껑의 울림이 겹친다. 그들은 두 마리에서 다섯 마리까지 줄을 지어 움직이며, 선두는 코로 바람을 가르며 습기의 흐름을 읽는다. 둘째는 등에 멘 맨홀뚜껑을 기울여 가로등빛을 튕겨 신호를 보낸다. 비 갠 밤이면 배수구로 흘러드는 낙엽을 코와 앞발로 긁어 모으는 모습이 마치 영업 종료를 돕는 직원 같다. 한 배달원은 터널 앞에서 자전거 라이트가 갑자기 꺼졌을 때, 앞쪽에 두 개의 큰 눈이 나란히 떠서 발치만 은은히 비춰주었다고 한다. 눈은 수정처럼 보이지만 실은 도시의 반사를 모으는 기관이라 신호등이 빨간색이면 자동으로 어두워진다. 새벽놀이 번질 무렵 무리는 공원 분수 뒤나 지하주차장 구석으로 돌아와 등에 멘 뚜껑을 벽에 기대어 놓고 털을 손질한다. 어미는 새끼에게 영수증 모서리를 삼각으로 접는 법을 가르치고, 실패하면 톡 하고 다정하게 머리를 건드린다. 가끔 장난이 지나쳐 맨홀뚜껑을 너무 돌려 동네 고양이가 빙글빙글 도는 일도 있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드물고, 오히려 어긋난 뚜껑을 바로잡거나 배수구 막힘을 풀어 주며 도시에 숨통을 틔운다. 사진을 찍으려 들면 뚜껑의 반사 때문에 초점이 어긋지기 쉽다. 제대로 담기려면 캔커피 한 캔을 배수로 가장자리에 세워 두는 수밖에 없다는 듯하다.
요괴 설정
이 구획은 이야기를 즐기기 위한 본 사이트 고유의 설정입니다. 사실이나 고증이 아닙니다.
요괴 타입 - 일일 요괴
카테고리 - 가정정령
희귀도 - 일반
성격 - 신중한, 보살피기 좋아하는, 장난을 즐기는
궁합 - 밤샘 배달원과 잘 맞음, 이른 새벽 청소원과 잘 맞음, 산책을 즐기는 노인과 잘 맞음, 떠들썩하게 큰 소리 내는 취객과는 거리를 둠
능력·특기 - 맨홀뚜껑을 등딱지처럼 장비해 회전과 반사로 신호함, 야간에 빛을 모아 발치만 비춰주는 눈, 낙엽과 종잇조각을 모아 배수구 막힘을 해소함, 어긋난 뚜껑을 코로 미세 조정해 위치를 맞춤, 무리로 조용히 이동하고 간단한 대열 신호를 주고받음
약점 - 큰 음량의 저주파와 진동에 약함, 지나치게 건조한 날에는 눈이 흐려져 시야가 좁아짐, 강한 향수나 용제 냄새에 방향 감각이 흐트러짐
서식지 - 고가도로 아래 배수로 주변, 맨션의 화단과 주차장 틈새, 공원 분수 뒤편, 지하주차장 배수로 주변
🔮요괴 궁합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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