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로타로(八郎太郎)는 아키타현의 하치로가타(하치로호)를 주 무대로 하는 용신이다. 원래는 카즈노 지방의 마타기(사냥꾼)였으나, 동료들과 나누어 먹어야 할 산천어 세 마리를 혼자 구워 먹은 탓에 극심한 갈증에 시달렸고, 계곡물을 계속 마시다가 이내 큰 뱀, 그리고 용으로 모습이 변했다고 전해진다[1]. 용이 된 하치로타로는 도와다호를 막아 자신의 거처로 삼았으나, 훗날 구마노에서 온 승려 난소보(南祖坊)와 호수의 주인 자리를 두고 다투다 패배하였다. 이후 북서쪽으로 쫓겨나 하치로가타를 열고 그곳의 주인이 되었다[2]. 아키타 3호(도와다호, 하치로가타, 다자와호)를 아우르는 장대한 용신 설화 '3호 전설'의 중심에 서 있는 존재로, 다자와호의 다쓰코히메(辰子姫)와 맺어지는 후일담을 포함하여 기타토호쿠(북동북) 지역의 호수와 늪 신앙을 체계화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민화・전승
3호 전설에서 하치로타로의 유전(流転)은 곧 세 호수의 형성과 직결된다. 카즈노의 사냥꾼이었던 하치로타로는 금기를 깨고 산천어 세 마리를 독차지하여 먹었고, 멈추지 않는 갈증으로 인해 용으로 변하여 도와다호를 막고 그곳에 살았다[1]. 이윽고 구마노에서 온 수행승 난소보가 호수의 주인 자리를 요구하며 나타났고, 칠일 낮 칠일 밤에 걸친 치열한 법력 다툼 끝에 하치로타로는 패배하여 도와다호의 주인이 난소보로 바뀌었다고 전해진다[3]. 쫓겨난 하치로타로는 카즈노에서 강을 막으려 했으나 토착 신들에게 저지당했고, 나나쿠라(七座)의 산신에게 이끌려 넓은 땅으로 향했다. 닭의 울음소리와 함께 땅이 갈라지며 하치로가타가 생겨났고, 그는 마침내 그곳의 주인으로 정착했다[2]. 훗날, 그는 다자와호에서 용으로 변한 다쓰코히메를 찾아가게 된다. 하치로타로가 매년 겨울을 다자와호에서 보내기 때문에 하치로가타는 두껍게 얼어붙고, 두 용이 함께 머무는 다자와호는 깊고 따뜻하여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고 전해진다[4]. 하치로가타 주변에서는 오늘날까지도 그를 수신(水神)으로 모시고 있으며, 오가타무라의 신사나 카타가미시의 제례에 그 신앙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2].
하치로타로 이야기의 핵심은 '금기를 깬 대가로 인한 변신'과 '패배로부터의 재기'에 있다. 산천어 세 마리를 독차지한 작은 금기가 걷잡을 수 없는 갈증을 불러와 사람을 용으로 변하게 한다. 이러한 인과응보는 자연의 은혜를 독점하는 것에 대한 경계로서 도호쿠 지방의 수렵 및 어로 문화 속에서 전승되어 왔다. 용이 된 하치로타로는 도와다호를 차지하지만, 난소보와의 다툼에서 패배하여 떠나게 되고, 하치로가타라는 새로운 수역을 스스로 열어 주인이 된다. 패배자임에도 새로운 천지의 지배자가 되는 이 줄거리가 세 호수를 아우르는 광활한 지리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낸다. 다쓰코히메와의 인연과 계절에 따른 왕래는 하치로가타가 얼고 다자와호가 얼지 않는다는 실제 자연 현상에 설화적인 설명을 부여하며, 사람들이 호수의 변화를 용신의 정(情)으로 해석해 왔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