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나 사람에게 달라붙어 집안을 기울게 한다고 여겨진 신. 여윈 데다 때가 묻은 노인의 모습, 창백한 얼굴에 질그릇 부채를 든 형상이 알려져 있다. 게으름과 무질서를 좋아하고, 검약과 근로, 청결을 싫어한다는 속신이 있다. 벽장이나 사랑방 구석에 숨어 지낸다고 하며, 된장을 좋아한다는 설도 있다. 쫓기보다는 예를 갖춰 배웅하거나 마음을 고쳐먹어 살기 불편하게 만드는 등의 대처가 전해진다.
민화・전승
설화집 『사석집』에는 그믐밤에 주문을 외워 문밖으로 쫓는 ‘빈궁전’ 이야기가 실려 있고, 근세에는 수필·라쿠고·연가에 이름이 보인다. 니가타에서는 섣달그믐에 아궁이를 지피면 달아나고 대신 복신이 온다고 한다. 오사카 센바에서는 구운 된장으로 집 밖으로 유인해 강에 흘려보내는 ‘배웅’이 있었다. 『일본영대장』에는 모셔 정성껏 대하면 복으로 바뀐 사례가 기록되어, 화를 내리는 신이면서도 전환의 계기로 여겨졌다.
빈궁신은 중세의 ‘빈궁’을 의인화한 존재에서 연원하며, 무로마치기 이후 이름이 붙어 전해졌다. 모습은 여윈 노인으로 칠엽부채를 든 상이 널리 알려졌고, 장롱이나 사랑방 구석에 산다고 믿었다. 내쫓기는 쉽지 않아 강제보다 ‘배웅’의 예법이 중시되었다. 『사석집』에는 그믐밤 가지로 문밖으로 인도하는 예, 『담해』에는 구운 밥과 구운 된장을 소반에 올려 뒷문으로 내어 강물에 띄우는 법, 『일본영대장』에는 정초의 나물날 밤에 정중히 모셔 예를 받고 복으로 바뀌는 줄거리가 보인다. 니가타의 섣달그믐 아궁이 풍습, 에히메의 불을 어지럽히는 금기 등 불과 가내 질서에 결부된 속신도 많다. 좋아한다고 전해지는 된장은 유인물로도 금기로도 말해지며, 구운 된장을 둘러싼 예법이 각지에 남았다. 재앙신이지만, 집안의 근로·청정·검약을 갖추면 머물기 어렵다고 하여, 민간신앙에서는 복신의 대개념으로 집안 운세의 지표처럼 다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