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역매는 에도기의 박물지 ‘화한삼재도회’가 인용한 ‘어느 책’에 보이는 괴신이다. 스사노오가 몸속의 사나운 기운을 토해낸 것이 형상을 얻어 태어났다고 전한다. 사람을 닮았으나 짐승 같은 상을 지녔고, 높은 콧대와 긴 귀, 어금니가 있다. 성정이 사납고 뜻을 거스르면 날뛰며, 강한 신마저 멀리 내던질 힘을 갖는다. 무엇이든 반대로 말하고 행동하려는 성향이 강해 천야귀와의 관련성도 거론된다.
민화・전승
‘화한삼재도회’는 천역매가 혼자서 아들 천마웅을 낳았고, 훗날 그가 구천의 왕이 되었다는 다른 전승을 실었다. 에도 중기의 ‘천구명의고’는 천역매와 천마웅을 텐구의 시조로 보기도 하나, 이 설은 널리 퍼지지 않았다. 토리야마 세키엔의 ‘금석화도속백귀’에도 도상이 보이나, 전거는 ‘화한삼재도회’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출자 전승은 일정치 않아 전적마다 기술 차이가 지적된다.
본 버전은 『와한삼재도회』의 기사를 골자로 하여, 아마노사카코를 사나운 기운에서 태어난 괴신으로 묘사한다. 모습은 인수상으로 코가 높고 귀가 길며 어금니가 굳세다. 마음기운은 늘 거슬러 서고 조리를 따르길 꺼리며 모든 것을 거꾸로 하길 좋아한다. 강대한 영위를 지녀 강신마저 멀리 내던질 기력과 기세를 자랑한다. 천사귀와의 관념적 근연은 말해지나 계보는 일정치 않으며, 텐구의 조상으로 단정하는 견해는 제한적이다. 천마웅의 모친으로 본 조항은 도회의 인용 범위에 그치며 시대·지역의 구전으로 폭넓게 뒷받침되기 어렵다. 여기서는 전적상의 괴신으로서의 성질—역언, 역행, 강맹—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근세 도상과 기술에 맞춘 범위에서 상을 보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