횃불마루는 도리야마 세키엔의 『백기도연대(百器徒然袋)』에 그려진 불을 두른 새 요괴다. 맹금의 형상에 입과 발톱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오며, 깊은 산중의 어둠 속에서 괴이한 빛을 낸다고 한다. 세키엔은 주석에서 ‘텐구돌빛’과 연결 지어 수행자의 수행을 방해하는 성격으로 풀이했다. 실용의 등불이 아니라 사람을 현혹하는 불로, 밤길을 가는 이를 미혹하게 만드는 존재로 그려진다. 사료상 구체적인 출몰 지점은 확실치 않다.
민화・전승
작중 해설에 따르면 ‘텐구돌(天狗礫)’에서 발하는 빛이 산중에 나타나 불가의 수행을 방해하는 괴화로 언급된다. 각지의 산악 신앙에서 전해지는 괴화·여우불·텐구불과 유사한 유형으로, 도행자를 미혹시켜 길을 벗어나게 한다고 풀이되지만, 특정 지역의 구체적 구전이나 세부 일화는 전하지 않으며, 옛 그림식 도상에 근거한 관념적 기술이 중심이다.
도리야마 세키엔의 『백기수연대』 도상과 주기를 바탕으로 한 해석판. 맹금의 몸에 요화를 두르고 부리와 발톱 끝에서 불길이 흐른다. 그 빛은 길을 비추는 등불이 아니라 시야와 방위 감각을 어지럽히는 미혹의 불이다. 세키엔은 이를 ‘텡구석’의 광휘와 연관지어 산중의 불가해한 발광 현상을 텡구담 일종으로 엮었다. 수행자와 참배자의 독경과 선정(선정)을 깨뜨려 기를 흩트리는 작용이 있다고 하여, 직접 상처를 내기보다 마음을 꺾고 발걸음을 그르치게 하는 재앙으로 두려워했다. 지역 고유의 구전은 드물지만 괴화·텡구불에 관한 통념과 겹쳐 이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