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스마는 밤의 산과 들을 활공하는 작은 짐승 요괴다. 이름에 이부자리를 뜻하는 ‘후스마(衾)’가 들어가지만, 사도와 도사에 전하는 흰 천의 요괴 후스마와는 계통이 다르다. 근세에는 ‘노부스마’가 무사사비나 모몬가 같은 날다람쥐류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였다.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의 활공막을 펼쳐 나무 사이를 건너는 작은 동물의 모습이 이 요괴의 바탕이 된 것이다. 도리야마 세키엔은 『곤자쿠 가즈 조쿠 햣키』[1]에 노부스마를 싣고, 산야에 숨어 사는 활공막의 짐승으로 형상화했다. 후대의 요괴 사전[2]에서는 밤길의 나그네에게 뛰어들어 얼굴과 눈코를 가리고 시야와 숨을 빼앗거나, 사람의 피를 빠는 존재로 설명되곤 한다. 노부스마를 이해할 때 핵심은 ‘천 자체가 날아다니는 괴이’가 아니라 ‘천처럼 보이는 막을 펼친 야생동물이 괴이로 바뀐 것’이라는 점이다. 동물의 옛 이름, 밤 산야에 대한 두려움, 얼굴을 덮치는 습격담이 겹치며 이 활공수형 요괴가 만들어졌다. 노데포, 모몬지이, 모몬가를 둘러싼 산짐승과 괴물의 어휘와도 가깝다. 실제 작은 동물이 머리 위에서 사람의 얼굴로 떨어지는 바로 그 순간, 현실의 동물과 요괴 사이 경계가 가장 얇아진다. 따라서 노부스마는 한 마을의 전승에 가두기보다 에도 출판 문화와 일본 전역의 야행성 산짐승 관념을 함께 놓고 읽는 편이 자연스럽다.
민화・전승
노부스마의 출발점에는 실제 활공 동물을 둘러싼 박물학 지식이 있다. 데라지마 료안의 『와칸 산사이 즈에』[3] 계열 기록은 무사사비와 모몬가를 새와 짐승의 분류 속에서 다루며, 밤에 활동하고 나무 사이를 날듯 이동하는 성질에 주목했다. 낮에 보면 그저 작은 포유류지만, 어두운 산길에서 머리 위로 그림자가 떨어지면 천 한 폭이 갑자기 펼쳐진 듯 느껴질 수 있다. ‘들판의 후스마’라는 노부스마의 이름은 동물의 몸을 괴이의 윤곽으로 바꾸는 비유였다.
세키엔의 「노부스마」[1]는 이 변화를 요괴 도상으로 굳힌 중요한 사례다. 안에이 연간 에도에서 간행된 『곤자쿠 가즈 조쿠 햣키』는 자연물과 기물, 동물, 말장난까지 하나의 요괴로 시각화하는 데 뛰어났다. 그 속의 노부스마도 단순한 동물 그림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사람 얼굴 위로 덮쳐 올 법한 모습으로 놓여 있다. 세키엔이 긴 설화를 붙이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 요괴의 성격을 보여 준다. 노부스마는 특정 마을의 상세한 전승보다 야행성 짐승의 이름, 활공막의 형태, 얼굴이 가려지는 공포가 합쳐진 도상적 요괴에 가깝다.
이름이 흔들린다는 점도 중요하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무사사비, 모몬가, 노부스마 같은 말은 실제 동물의 이름이 되기도 하고, 아이를 겁주는 말이나 산속 괴물의 이름이 되기도 했다. 정확한 생물 분류보다 먼저 다가온 것은 ‘밤에 나는 작은 짐승’,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그림자’, ‘얼굴에 달라붙을 듯한 것’이라는 인상이었다. 노부스마는 이 모호함에서 태어났고, 그래서 후대에는 천 모양의 후스마와도 자주 뒤섞였다.
『에혼 햐쿠모노가타리』의 노데포[4]는 노부스마와 이어지는 전승군을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책에는 북국 산중의 마미를 닮은 괴물이 사람의 피를 빤다는 이야기와, 늙은 박쥐가 노부스마로 변한다는 설명이 함께 얽혀 있다. 이를 나란히 보면 에도 후기의 기담이 날다람쥐와 마미, 박쥐를 ‘뛰어들어 얼굴을 덮는 작은 짐승 괴물’이라는 한 무리로 보았음을 알 수 있다. 노부스마는 독립된 요괴인 동시에 노데포, 모몬지이, 후스마를 잇는 접점이기도 하다.
현대 요괴 도감에서 노부스마를 별도 항목으로 두면 후스마와의 차이가 선명해진다. 후스마는 흰 천이나 이부자리가 사람을 덮치는 괴이로, 사도와 도사의 지방 전승을 중심으로 정리된다. 반면 노부스마는 세키엔의 그림과 동물 이름을 축으로 삼은 산야의 짐승 요괴다. 이를 한 현에 고정하면 본래의 성격을 오히려 왜곡하게 된다. 지도에서는 에도 출판 문화를 가장 확실한 거점으로 삼되, 상상의 서식지는 일본 각지의 밤 산림으로 열어 두는 것이 알맞다.
이 모습의 노부스마는 나무 위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와 나그네의 얼굴에 천 같은 활공막을 밀어 붙이는 작은 짐승이다. 공포의 핵심은 이빨이나 발톱보다 시야와 숨을 한순간에 빼앗는 데 있다. 산길을 걷는데 머리 위에서 무언가가 떨어지고, 축축한 막이 얼굴에 달라붙으며, 눈과 코가 가려져 방향을 잃는다. 이 연속된 신체 감각이 평범한 날다람쥐를 요괴로 바꾼다.
세키엔의 그림[1] 속 노부스마는 거대한 괴물이 아니다. 작고 날렵하며 어둠 속에서 윤곽을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무섭다. 뱀이나 오니처럼 정면에서 달려드는 대신 나뭇가지, 처마, 벼랑의 그늘에서 나그네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각도로 떨어진다. 펼친 활공막은 천처럼 보이지만 천은 아니다. 바로 이 점이 후스마와 갈라지는 지점이다. 흰 천의 후스마가 주인 잃은 직물에서 시작한다면, 노부스마는 동물의 몸을 천으로 잘못 본 순간에 태어난다.
공격을 ‘얼굴 덮기’로 이해하면 노데포[4]와의 가까운 관계도 드러난다. 노데포는 입에서 박쥐 같은 것을 토해 사람의 얼굴을 가리고 눈을 막는다고 한다. 노부스마는 그 토해진 것과 비슷한 존재로도, 늙은 박쥐가 변한 것으로도 설명된다. 어느 쪽이든 공격의 순서는 닮아 있다. 먼저 시야를 빼앗고, 다음으로 호흡과 방향 감각을 흐트러뜨린 뒤, 마침내 피나 정기를 빤다는 것이다. 산길에서 갑자기 방향을 잃는 공포가 요괴의 행동으로 다시 짜인 셈이다.
그렇다고 ‘실제 날다람쥐임을 알면 두렵지 않다’고 간단히 정리할 수도 없다. 동물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밤중에 머리 위를 가르는 그림자를 보고 곧바로 정체를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산에서는 새와 짐승, 천과 그림자, 바람에 흔들린 가지와 살아 있는 몸이 한순간에 겹친다. 노부스마는 바로 그 식별 불가능한 틈에 산다. 박물서는 동물의 이름을 건넸고, 세키엔은 그것을 요괴 그림으로 바꾸었으며, 기담은 흡혈과 얼굴 덮기의 성질을 보탰다. 지식은 괴이를 없애지 않고 오히려 괴이의 재료가 되었다.
이 판본은 노부스마가 ‘산의 작은 동물’과 ‘천의 츠쿠모가미’ 사이에 걸쳐 있다는 점을 살린다. 몸은 짐승이고, 보이는 모습은 천이며, 행동은 요괴다. 나그네에게는 정체를 판단할 시간이 거의 없다. 얼굴이 덮이는 순간에는 이름보다 공포가 먼저 온다. 그래서 노부스마는 거대한 서사의 주인공보다 밤길의 찰나에 응축된 괴이로 읽을 때 가장 선명하다. 몸집이 작을수록 습격은 더 가까이 느껴진다. 손으로 떼어 낼 수 있을 듯하면서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거리감이 핵심이다.
지역적으로도 노부스마를 한 현에 묶기는 어렵다. 천 형태의 후스마는 사도와 도사의 전승에 연결할 수 있지만, 노부스마에는 에도 출판물이 야행성 산짐승을 요괴로 다시 만든 흔적이 더 짙다. 이 판본은 그 출판 문화를 출발점으로 삼고, 밤의 산림과 골짜기, 마을 가까운 숲 가장자리를 서식지로 둔다. 그곳에서 기다리는 것은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는 거대한 괴물이 아니라, 보았다고 생각한 순간 이미 얼굴에 붙어 있는 작은 어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