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라스마시(油すまし)는 히고 아마쿠사의 깊은 산속 고갯길에 나타났다고 하는 요괴이다. 도롱이를 두르고, 감자 같은 머리에 큰 눈을 가진 체구가 작은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지만, 본래의 전승에서는 확실한 모습을 가지지 않고 소리나 기척으로 나타나는 괴이였다. 민속학자 하마다 류이치의 『아마쿠사도 민속지』(1932)[1]가 채록한, 스모토마치 가와치와 혼도 시모우라 사이에 가로놓인 구사즈미고에(草隅越)의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다. 이름인 '스마시'는 아마쿠사 방언으로 기름을 '짜다(搾る)'라는 뜻이라고 하며, 동백이나 애기동백 열매에서 귀중한 기름을 짰던 지역의 풍토를 배경으로 한 요괴로 여겨진다.
민화・전승
『아마쿠사도 민속지』가 전하는 이야기는 매우 짧다. 구사즈미고에를 손자를 데리고 지나가던 노파가 옛날을 회상하며 "여기에 옛날, 기름병을 든 녀석이 나왔다고 하더구나"라고 말하자, 즉시 "지금도ㅡ 나온ㅡ다ㅡ"라고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1].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소문을 입에 올린 사람의 말꼬리를 잡고 나타나는 데에 이 요괴의 오싹함이 있다.
이 소박한 아마쿠사의 지역 전승은 훗날 야나기타 구니오가 잡지 『민간전승』에 연재한 「요괴명의」에 기록하면서 전국에 알려졌고[2], 또한 미즈키 시게루가 『게게게의 기타로』에 도롱이와 삿갓 차림의 아부라스마시를 등장시키면서 감자 머리에 왕눈이라는 오늘날의 이미지가 정착되었다. 구사즈미고에의 고갯길에는 머리가 없는 지장보살을 닮은 석상이 '아부라스마시의 무덤'으로 남아 있으며, 근처의 묘비에는 덴메이·분세이 연호가 새겨져 있다. 요괴 붐 속에서 2004년경 재발견되었고, 현재는 아마쿠사시의 사적으로 정비되어 있다[3].
아부라스마시의 핵심은 '모습'이 아니라 '응답'에 있다. 고개에서 누군가 소문을 입 밖으로 낸 순간에 "지금도 나온다"고 대받아친다 ──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소환이 되는, 말에 씌는 요괴이다. 도롱이와 삿갓, 감자 머리의 도상은 미즈키 시게루를 거쳐 널리 퍼진 후세의 조형으로, 아마쿠사의 원형 전승은 어디까지나 소리와 기척뿐이었다.
배경에는 아마쿠사에서 동백과 애기동백 열매로 '가타시 기름(片子油)'을 짰던 생활이 있다. 부족한 기름을 훔치거나 낭비한 자에 대한 경고가 고갯길의 어둠 속에 기름병을 든 그림자로 결정되었다고 보는 설이 유력하며, 아부라보, 아부라보즈 등 각지의 기름에 얽힌 괴이와 계보를 같이한다. 스모토의 구사즈미고에에 남아 있는 무명 석상이 '무덤'과 결부된 것은 근대의 재해석이지만, 지역의 기억이 사물에 깃든 좋은 예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