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라스마시
あぶらすまし
구사즈미고에의 목소리 ── 아부라스마시
산야의 괴이구사즈미고에 (현 구마모토현 아마쿠사시 스모토마치 가와치) / 아마쿠사 시모시마
아부라스마시의 핵심은 '모습'이 아니라 '응답'에 있다. 고개에서 누군가 소문을 입 밖으로 낸 순간에 "지금도 나온다"고 대받아친다 ──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소환이 되는, 말에 씌는 요괴이다. 도롱이와 삿갓, 감자 머리의 도상은 미즈키 시게루를 거쳐 널리 퍼진 후세의 조형으로, 아마쿠사의 원형 전승은 어디까지나 소리와 기척뿐이었다. 배경에는 아마쿠사에서 동백과 애기동백 열매로 '가타시 기름(片子油)'을 짰던 생활이 있다. 부족한 기름을 훔치거나 낭비한 자에 대한 경고가 고갯길의 어둠 속에 기름병을 든 그림자로 결정되었다고 보는 설이 유력하며, 아부라보, 아부라보즈 등 각지의 기름에 얽힌 괴이와 계보를 같이한다. 스모토의 구사즈미고에에 남아 있는 무명 석상이 '무덤'과 결부된 것은 근대의 재해석이지만, 지역의 기억이 사물에 깃든 좋은 예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