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야잔의 오니
ichiyazan-no-oni
하룻밤 만에 산을 쌓은 키나사의 오니
오니·거괴시나노국 미나세 (현 나가노시 키나사) / 이치야잔 (하룻밤 산)
이치야잔의 오니는 노(能)나 가부키 무대에서 세련되게 다듬어진 귀녀 모미지와는 달리, 지명 그 자체의 기원을 짊어진 토착 오니이다. 그들의 행동은 단 하나 ── 하룻밤 만에 산을 쌓아 도읍의 도래를 막는 것. 이 한 점에, 삶의 터전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토착 존재의 필사적인 몸부림이 응축되어 있다. 모미지 전설이 '도읍에서 유배된 귀부인이 오니로 타락한다'는 하강의 이야기인 반면, 이치야잔의 오니는 처음부터 마을에 존재하며 밖에서 오는 도읍에 저항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덴무 천황의 천도라는 역사적 사실 같은 틀에 아베노 히라후라는 실존 장수의 이름이 겹치면서 전설에 기묘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오니가 토벌되어 '키나사(鬼無里)'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결말은, 승자(중앙)의 측면에서 땅의 이름을 다시 짓는 이야기이기도 하며, 오니의 패배 자체가 지명으로서 영원히 새겨졌다는 점에 이 전승의 씁쓸한 여운이 있다. 키나사에 남아있는 교토 유래의 지명군은 그 승자의 기억을 증명하는 증표로서 지금도 골짜기 곳곳에 흩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