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야쿠모가 세계에 소개하고, 중국 '비두만'의 계보를 가장 짙게 이어받은, 처참하고 흉악한 '누케쿠비(나는 목)'로서의 해석판이다. 에도시기 구경거리 오두막에서 친숙했던 '목이 늘어나는 도깨비'라는 우스꽝스러운 이미지와는 완전히 선을 그으며, 인간의 피와 살, 벌레를 잡아먹는 무서운 마물로 자리매김된다.
이 버전에서의 로쿠로쿠비는 낮에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으로 의태하고 있지만, 밤이 되어 잠이 들면 목만이 몸통에서 잘려나가 하늘을 날아다니며 사냥감을 습격한다. 목의 밑동에는 절단되었음을 나타내는 붉은 줄이나 '범어(梵字)'와 같은 섬뜩한 상처 자국이 숨겨져 있다. 목이 날아가 있는 동안의 몸통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이며, 만약 그 사이에 몸통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목의 단면을 숨기면, 돌아온 목은 육체와 재결합하지 못하고 땅에 떨어져 사멸하고 만다.
그 성질은 극히 잔인하고 집념이 강하여, 사냥감을 발견하면 이빨을 드러내고 무리를 지어 덮친다. 그러나 동시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밤마다 목이 빠져나간다는 '깊은 업'을 짊어진 가여운 피해자로서의 측면도 함께 가진다. 인간의 내면에 잠복한 '수성'이나 '통제 불능의 억압된 정념'이 육체라는 감옥을 빠져나와 물리적인 폭력으로 발현된, 주술적이면서도 심리적인 공포의 체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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