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ranui
‘팔삭의 친불 인도’는 불지화 중에서도 구력 8월 1일 새벽에 모습을 고르게 갖추는 격 높은 변종이다. 해안에서 수 킬로 바다 위에 먼저 하나 혹은 둘, 마을 사람들이 ‘오야비’라 부르는 붉은빛을 띤 등이 비치고, 이어 좌우로 갈라져 자불을 늘리며 마침내 수많은 불이 가로 일렬로 선다. 그 행렬은 수 리에서 수 리에 이른다고 전하며, 바다면에 가까운 해변에서는 보이지 않고, 조바람을 받는 십 간 남짓의 높이나 곶 위에서 또렷이 비친다. 썰물이 가장 깊게 숨을 들이키는 때, 곧 삼경을 중으로 앞뒤 두 경에 불의 숨결이 가장 고르게 맞추어지고, 먼 바다를 보는 이는 물결 뒤편에 숨은 용의 비늘 같은 명멸을 알아챈다 한다. 불은 쫓으면 물러나고, 다가가면 멀어진다. 배를 내어 잡으려 하면 수맥의 그림자와 함께 스르르 몸을 비켜 오직 항로만을 가리키고 가까이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옛 기록에는 경행 황제의 배가 어둠에 싸였을 때 먼 앞바다에 이 친불이 나타나 뱃머리를 돌려 기슭으로 인도했다 적는다. 이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누가 밝힌지 알 수 없는 불이라는 이름을 두려워하며 공경하여, 팔삭의 자정에는 그물을 거두고 노를 쉬며, 불의 행렬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풍습을 지켰다. 친불 인도는 거친 용신의 기운과 결부되어 전해지지만, 사람을 해치길 좋아하지 않고 도리어 교만과 졸속을 경계한다. 얄팍하게 이익을 서두르는 배는 불의 행렬에 홀려 먼 바다를 떠돌다 마지못해 돛을 내린다. 반대로 조류의 말을 듣는 이는 해변의 소나무에 올라 불의 호흡을 가늠하고, 등불의 끊어짐과 함께 고요히 나선다. 그러면 바깥 여울은 뜻밖에 평온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기슭 그림자에 남은 불이 흔들려 배를 맞이한다. 친불은 마을 사람들이 ‘천등롱’, ‘용등’이라 외우며 손을 모을 만큼 맑고 사무친 기운을 머금지만, 사람들이 거칠게 이름을 부르며 조롱하면 행렬은 곧 흐트러져 해변의 안개로 흩어진다. 불은 바람에 부추겨 커지지 않고, 오직 조류의 맥에 따라 증감한다. 그러므로 곶이나 쌓은 언덕 같은 높은 곳에서는 고른 띠처럼 보이고, 파도치는 물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친불 인도는 바닷가 사당의 금줄 방향이나 등대의 불빛조차 바꾼다 전해지며, 밤에 금줄이 약간 바다 쪽으로 휘면 먼 바다에서 불의 무리가 생겨나기 시작하는 징조로 삼는다. 이를 아는 노인은 젊은 배에 ‘오늘은 조류가 물러나고 불이 뜬다. 출어를 삼가라’고 타이른다. 친불은 사람 손의 등불과 달리 그을음도 연기도 남기지 않는다. 다만 새벽 한 시각, 갯벌의 조개껍데기가 옅은 붉은빛으로 빛나고 갈대 이삭 끝의 이슬이 불의 자취를 머문다 한다. 그런 아침이면, 마을 사람들은 해변에 소금을 뿌리고 불에 이끌린 생명에 감사를 고한다. 친불 인도는 외경과 예를 아는 이에게는 길을 열고, 잘난 체하는 이에게는 멀어지며, 바다와 사람의 경계를 고요히 다시 그어주는 괴화다.
고요하고 엄숙한, 다가가면 멀어지고 쫓으면 물러나는, 방황하는 이에게는 거리를 두고 길을 가리키는 신중함을 지닌
바다의 섭리를 공경하는 자, 밤의 조류와 바람을 읽는 자, 욕심을 누르고 서두르지 않으며 물러날 용기를 지닌 나그네, 어부, 배사공과 궁합이 좋음
評価スコアと信頼度を可視化
자세한 상성 진단은 아래 테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풍과 거친 파도에 약해 행렬이 무너져 흩어짐, 큰 소리의 조롱이나 난폭한 호칭에 모습이 옅어짐, 새벽 직광에 닿으면 한숨에 소멸